[시승기] 볼보 '크로스컨트리', 기능은 SUV… 달릴 땐 편안한 세단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왜건 높이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만큼 올린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왜건은 일반적 세단의 트렁크 부분을 키운 5도어 차종을 통칭한다. 유럽에서는 세단만큼 많이 팔리지만 국내에선 좀처럼 보기 어렵다. 국산 왜건의 대표 격인 현대자동차 i40가 지난 11월까지 298대 팔렸을 뿐이다.

볼보 크로스컨트리는 국내 시장에서 왜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6990만~7690만원의 만만찮은 가격에도 11월까지 286대 팔렸다. 한 체급 낮은 V60 크로스컨트리(326대)까지 합하면 총 612대에 달한다.

크로스컨트리를 타고 서울 시내와 고속도로 등을 200여㎞ 달려봤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편의성이었다. SUV의 기능성을 갖춘 세단을 원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렁크가 유모차를 접지 않고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높고 넓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60L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526L까지 늘어난다. 성인 남성이 누워서 잘 수 있을 정도다. 뒤범퍼 아래에서 발을 움직이면 트렁크가 열리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도 갖췄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확 트인다. 지상고(바닥에서 차체까지의 높이)가 높은 덕분이다.

달리는 느낌은 SUV보다 세단에 가까웠다. 2L 디젤 엔진과 8단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m를 낸다. 디젤 엔진임에도 진동이나 소음이 가솔린차만큼 적다. 급한 커브에서도 도로에 착 달라붙어서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볼보의 반자율주행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Ⅱ’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작동시키고 일정한 속도를 설정하면 차가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조정하면서 차선을 유지해 달린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막히는 시내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적인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주차 보조 기능인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도 매우 유용하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고 방향과 직각·평행주차를 여부를 선택하면 차가 적합한 주차 공간을 찾는다. 운전자는 차량의 안내대로 전진·후진 기어를 바꾸고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스스로 운전대를 조작해 주차 공간으로 들어간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