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인도2공장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차량 엔진룸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인도2공장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차량 엔진룸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판매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자 매년 7% 이상 성장세를 올리는 인도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한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은 올들어 반토막이 났고 지난 7월에도 약 40%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2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들어 최대 시장 중국과 미국에서의 부진 탓에 신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 신흥 강국인 인도에서 최대한 판매량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50%가까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마루티 스즈키에 이은 점유율 2위 업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22일 5세대 신형 베르나를 출시하면서 이온, i10, i20, 크레타, 베르나 등 소형차가 잘 팔리는 인도에서 소형차급 상품군을 강화했다. 베르나는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돼 판매되는 현지 전략형 모델로 현대차의 인도 내 주력 차종이다. 상품 노후화가 진행된 베르나의 신모델 효과로 판매 박차를 가한다는 것.

인도 자동차 시장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신형 i20, 그랜드 i10 등이 속한 소형차급이 인도에서 팔리는 전체 승용차 가운데 절반을 넘어섰다. 현대차가 최근 판매를 시작한 신형 베르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은 현지 매체 이코노믹타임스(ET)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인도 승용차 시장은 7~9%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판매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대차는 인도 승용차 판매량의 약 20%를 SUV로 채우고 있는데 2019년에는 SUV 비중을 25%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2일 인도 시장에서 출시한 신형 5세대 베르나. (사진=현대차 인도법인)
현대자동차가 지난 22일 인도 시장에서 출시한 신형 5세대 베르나. (사진=현대차 인도법인)
인도는 자동차 생산 5위 국가로 지난해 417만대가 생산·판매됐으며 매년 7%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연간 500만대 신차가 팔려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을 장기적으로 중국 미국과 함께 '빅3' 시장으로 키우려는 데는 이같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여서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014년 41만대, 2015년 47만대를 각각 판매했으며 작년에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50만대를 팔았다. 올해는 7월까지 약 30만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중국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인도 시장에서 현지 전략형 신차 투입을 더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에는 크레타보다 작은 소형 SUV를 추가로 선보이는 등 판매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2019년 완공 목표인 기아차 인도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면 현대·기아차는 인도에서 연간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