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는 2000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지난해 처음 연간 판매 1만 대를 넘어섰다. 품질과 브랜드 위상도 한몫했지만, 국내 수입자동차 최고 수준의 사후서비스(AS)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렉서스는 지금까지 다섯 번 진행된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줄곧 1위 혹은 2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KICSI 평가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서울·원주에 AS센터 추가 설립

한국에서 렉서스와 도요타 두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사진)을 지난 14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나 비결을 물어봤다. 요시다 사장이 한국 언론과 공식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요시다 사장은 렉서스의 서비스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비결로 ‘고객 제일주의’를 꼽았다. 그는 “차만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함께 파는 게 렉서스의 철학”이라며 “단순히 차를 많이 팔아 수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렉서스의 팬’을 확보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의 핵심은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고 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환대’라는 뜻의 일본어다. 요시다 사장은 “고객 응대, 구매 상담, 사후서비스 등에서 최상의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배려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가 ‘1M 서비스’다. 차량 출고 뒤 한 달이 지나면 먼저 소비자에게 연락해 렉서스 서비스센터로 초청, 차량의 상태를 설명하고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도요타 서비스의 핵심은 고객 기대 뛰어넘는 '오모테나시'
요시다 사장의 이 같은 생각은 154대의 작업대(워크베이)가 깔린 국내 25곳의 렉서스 AS센터에 골고루 녹아 있다. 도요타의 AS센터 14곳도 마찬가지다. 그는 “도요타 본사 기준에 따른 일반수리 100개 항목과 판금·도장수리 88개 항목을 적용해 AS센터를 분기별로 평가, 인증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서울과 강원 원주에 AS센터를 추가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젊은 팬도 잡겠다”

렉서스는 한때 독일 브랜드에 밀려 고전했지만 이 같은 AS 경쟁력을 바탕으로 판매량을 다시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5년보다 33% 늘어난 1만594대를 판매했다. 올 7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6946대를 팔았다. 이 중 90% 이상이 ES300h 등 가솔린·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연비를 극대화한 하이브리드카다.

요시다 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를 1만 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일반 차량과 합한 올해 총 판매 목표는 1만2000대”라고 말했다. 그는 “도요타의 첫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뒤 20년간 다쿠미(たくみ·정교한 솜씨를 가진 장인)들이 축적한 노하우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어른용 차’ 이미지를 깨고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란 전략도 소개했다. 요시다 사장은 “올 하반기 출시될 플래그십 세단인 LC500h와 LS500h는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을 대폭 바꿀 계획”이라며 “20~30대 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