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트럭' 포터·봉고가 달린다
‘1t 트럭의 대명사’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자동차 봉고 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포터는 작년 12월 이후 3개월 만에 판매량이 9000대를 넘었고 봉고는 2015년 9월(6167대)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많이 팔렸다. 생계형 자영업자가 많이 찾는 1t 트럭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내수 악화의 그늘’이라는 지적도 있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포터는 9790대, 봉고가 6031대 등 총 1만5821대 팔렸다. 포터·봉고 판매량은 1월 1만2703대, 2월 1만3112대로 올 들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1t 트럭 판매 호조는 계절적 요인이 적지 않다. 봄이 되면 소규모 창업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택배, 행상 등 생계형 자영업자의 소형 트럭 수요가 증가한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분석이다.

내수 경기가 아직 좋지 못한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1t 트럭은 생계형 자영업자가 소규모 창업에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경기가 나쁠 때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포터는 1987년 출시됐는데 내수 경기가 나빴던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판매량이 1만대를 돌파(1만214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수출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내는 것과 달리 서민 경기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소규모 창업이 증가하고 소형 트럭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이달부터 소형 트럭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부 금리를 할부 기간과 선수율(차값 중 구매 시점에서 내는 돈의 비율)에 관계없이 최고 연 7.9%에서 연 4.5%로 인하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