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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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7년 만에 역성장했다. 디젤게이트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수입 디젤차 수요도 감소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22만5279대로 전년(24만3900대) 대비 7.6% 줄었다.

2015년까지 수입차 시장은 매년 10% 안팎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2009년 6만993대를 기록한 이후 2010년 9만562대, 2011년 10만5037대, 2012년 13만858대, 2013년 15만6497대, 2014년 19만6359대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디젤게이트가 7년 만의 수입차 시장 역성장을 불러왔다. 배출가스 인증 조작으로 지난해 8월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인증 취소 판매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던 3·4위 업체 판매가 줄면서 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전년보다 63% 감소한 1만3178대를 팔았다. 아우디 판매량은 48% 떨어진 1만6718대였다.

특히 디젤 수입차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5년 16만7000대 규모였던 디젤 시장은 지난해 21% 감소해 13만대로 줄었다. 환경 문제가 부각돼 시장 전체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대신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했다. 하이브리드 시장은 9700대에서 지난해 1만6000대로 66% 고성장했다.
신형 E클래스. / 한국경제DB
신형 E클래스. / 한국경제DB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가 연간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전체 감소폭을 만회했다. 신형 E클래스의 '신차 효과' 덕분이다. 지난해 벤츠는 5만6343대를 판매했다. 2015년(4만6994대)보다 20% 늘었다. 수입차 최초로 연간 5만 판매 달성을 이뤘다.

2009년 이후 7년간 1위 자리를 차지해왔던 BMW는 2위로 밀렸다. 판매량은 2015년보다 1.2% 늘어난 4만8459대였다. 모델 노후화, 신차 부재가 원인이었다. 다음달 BMW는 최대 볼륨 모델인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해 1위 탈환을 노린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수입차 시장의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디젤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요인으로 들었다. 디젤 차종은 현재 수입차 시장에서 6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 닛산 등 수입차 브랜드에서 배기가스 조작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소비자 신뢰가 크게 저하된 상태"라며 "폭스바겐의 리콜 및 재인증 문제가 계속 지연될 경우 수입차 시장의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