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현대차 임원들. 왼쪽부터 제네시스 글로벌 전략담당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와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 전무. (사진=현대차)
제네시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현대차 임원들. 왼쪽부터 제네시스 글로벌 전략담당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와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 전무. (사진=현대차)
[ 김정훈/이소민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영입한 제네시스 임원들이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 첫 시험 무대를 갖는다. 현대차는 독립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며 해외에서 스카웃한 2명의 베테랑 임원에게 브랜드 운영을 맡겼다.

제네시스는 이달 중 G80과 G90(국내명 EQ900)의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현지 현대차 딜러점을 통해서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가 이들 2개 모델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0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제네시스 전략담당으로 부임한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53)와 현대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는 루크 동커볼케 전무(51)가 제네시스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고 있다.

두 전무는 아직 해외 시장에서 생소한 제네시스를 독립된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책을 맡았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이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으며, 두 임원들과 함께 매주 미팅을 갖고 제네시스 북미 론칭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

제네시스 G90은 북미에서 기존 에쿠스를 대체하고, G80은 2세대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다. 올 들어 7월까지 미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1만9500여대가 팔려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반기 제네시스 신차 2종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제네시스는 스타일과 기술의 진보성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인지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네시스 글로벌 브랜드 총책임자인 피츠제럴드 전무는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제네시스의 브랜드 DNA를 정의하는 것"이라며 "제네시스 목표는 앞으로 글로벌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자동차정보업체 에드먼즈닷컴의 제시카 칼드웰 수석 연구위원은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현대차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명백하다. 적어도 초기에는 미국 내 현대차 딜러에 의해 판매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제네시스를 가치있는 고급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네시스는 올 들어 7월까지 국내에서 4만대 이상 팔리면서 현대차 내수(39만9000여대)의 10%를 넘어섰다. 승용 점유율만 보면 약 14%에 달해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해외 공략을 위한 승부수를 띄울 차례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당장은 판매량을 통해 제네시스가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앞으로 라인업 보강, 스토리텔링 마케팅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기자/이소민 한경닷컴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 4년)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