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원 기자 ] 올해 하반기에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고급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제네시스 EQ900와 벤츠 S클래스는 각 브랜드의 최다 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왕좌를 노리고 있다. 7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 G80과 벤츠의 신형 E클래스 간의 경쟁도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하반기 '제네시스 vs 벤츠' 자존심 경쟁…승자는?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6월 제네시스 EQ900은 1만7114대 팔렸다. 현대차의 초대형 세단의 연간 최다 판매 실적인 2002년 1세대 에쿠스의 판매량인 1만6927대를 6개월만에 넘어섰다.

EQ900의 성공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EQ900, 제네시스(DH) 2개 차종으로 총 3만4411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국내 수입차의 베스트셀링 브랜드 벤츠의 공세도 거세다. 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는 지난달 월간 판매량이 총 1332대(마이바흐 84대 포함)로 출시 이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최고 기록인 2015년 1월의 1242대를 뛰어넘은 것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월간 판매량이다. S클래스는 올 상반기 총 3946대 팔렸다.

지난달 '9단 변속기 업그레이드'를 정부에 미신고했다가 판매가 몇 달간 중단됐던 'S350d' 모델의 판매가 재개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1억원 초반∼2억원 후반대 가격대를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판매량"이라며 "마이바흐 S클래스는 3억원에 달하는 고가모델이지만 인기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제네시스 G80과 벤츠 E클래스의 정면 격돌도 예상된다. 특히 이달 출시된 제네시스 G80은 앞서 출시된 벤츠 E클래스보다 약 900만원(최고급 모델 기준) 낮게 책정된 가격(4810만~7170만원)으로 경쟁 태세를 갖췄다.

최상위 세단 EQ900 바로 아래 차종인 G80는 기존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출시 전 사전계약만 1만대를 넘어섰다.

제네시스(DH)는 부분변경 모델의 출시를 앞둔 상반기에도 1만7297대의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한 달 뒤인 7월부터 내수시장에 신모델이 출시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판매량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벤츠 E클래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신형 E클래스는 올 2월부터 지금까지 받은 사전계약 물량만 9000대에 육박한다.

신형 출시 전 상반기 E클래스는 6597대 팔렸다. 벤츠는 신차 효과가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판매량 늘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벤츠는 이를 위해 처음으로 보험개발원의 차량 등급평가를 신청해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 신형 E클래스는 기존 9등급에서 11등급으로 2등급 상승해 자차 보험료가 최대 29만원 내렸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주력인 디젤 모델을 올 가을에 투입하면 판매량이 더 늘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전년(1만8000대)보다 많은 2만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