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2020년까지 현대자동차서 별도 사업부로 독립
현대자동차가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키기로 한 것은 고급차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선 벤츠, BMW 등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별도의 상품 개발과 판매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독립 프로젝트는 작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출범에 맞춰 고급차 디자인을 전담하는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을 구성했다. 벤틀리 수석디자이너이던 루크 동커볼케 전무가 이 조직을 포함해 현대차 디자인 센터장을 맡고 있다.

올 1월에는 국내영업본부 산하에 제네시스 프리미엄 전략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상품성 강화를 담당할 고급차상품기획팀도 설립했다. 제네시스 전략 담당임원은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았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다.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2016 뉴욕 국제오토쇼’에는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독립 전시관을 설치했다. 제네시스의 첫 타깃 시장인 미국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것이다. 제네시스는 이 자리에서 4도어 스포츠 쿠페형 콘셉트카인 ‘뉴욕 콘셉트’를 공개하며 제네시스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제네시스의 완전한 독립은 2020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별도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 6개 차종을 갖추는 시기다. 기존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 외에 올해 중순 대형 세단 G80을 출시한다. 중형 G70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스포츠 쿠페, 중형 SUV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2020년에는 전시장과 정비소 등 소비자 접점을 완전히 분리해 별도 회사처럼 운영한다. 그때까지 현대차 전시장에 별도의 제네시스 공간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미 구축해둔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제네시스의 단계별 독립 전략은 위험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네시스 주요 타깃인 고소득·전문직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도 대폭 수정한다. 기존의 축구 등 스포츠마케팅 투자를 줄이되 예술 마케팅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구매력이 높은 예술 애호가에게 제네시스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유럽을 잇는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