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은 모터와 배터리다. 이 중 배터리가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전기 에너지를 저장해 고속으로 오래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기업들이 휩쓸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다. 이들 기업은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BMW,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18일 제주에서 열린 ‘제3회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셀 모듈, 팩, 완성차로 연결되는 전반적인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소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생산한 뒤 70억개가 넘는 배터리 셀을 제작했지만 리콜이 들어온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차종별 맞춤형 배터리를 BMW, 아우디, 마힌드라,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췄다. 미국 홀랜드, 중국 난징 등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18만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기준 65만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 LG화학은 GM과 함께 1회 충전으로 321㎞를 주행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신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산 3만대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올해 9월까지 4만대 규모로 늘리는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럭스리서치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 판매 비중을 6% 이상으로 늘리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별로는 LG화학이 40%, 삼성SDI가 9%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