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글로벌 경쟁 격화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와 아반떼 등 신차 해외 출시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내놓고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경기 회복 지연에 대비해 원가절감 강화, 지역별 생산량 조절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 2015년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뒷걸음
판매는 소폭 증가, 이익은 큰 폭 감소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콘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496만3023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2% 정도 늘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3% 늘어난 91조9587억원을 기록했다. 정용현 현대차 IR팀장은 “개별소비세 인하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4.2% 늘었고, 미국 시장에선 LF쏘나타와 투싼 신차 출시 등으로 판매가 5% 증가했다”며 “유럽 지역에서도 i10과 i20, 투싼 등의 호조로 판매가 9.8% 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판매량과 매출 모두 사상 최대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8% 감소한 6조3579억원에 그쳤다. 2010년 5조9185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1.5%포인트 하락한 6.9%를 나타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이 심해졌고 일부 차종의 노후화로 인센티브(할인) 비용이 증가했다”며 “해외 생산공장이 있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닉 등 친환경차 개발에 따라 경상연구비도 11조8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신차와 원가 절감으로 수익 확보

현대차는 올해도 저(低)유가로 인한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통화가치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현지 자동차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2.9%의 저조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지역별로 수익 확대를 위한 생산 및 판매 전략을 펼 계획이다.

아반떼와 제네시스 EQ900(수출명 G90) 등 신차를 글로벌 주요 시장에 차례로 출시하고,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로 내수 시장 69만3000대, 해외 시장 431만7000대 등 총 501만대를 제시했다. 이 사장은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가 수익성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브라질과 러시아에 소형 SUV를 출시해 판매량을 늘리고 현지 부품조달 확대 등으로 원가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엔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베르나(국내명 엑센트) 등 신차를 투입하고, 세제 혜택이 있는 배기량 1.6L 이하 소형차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배당금도 늘린다. 이 사장은 “기말 배당금으로 전년과 마찬가지로 주당 3000원을 지급할 것”이라며 “배당성향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상장사 평균 이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사의 3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지난 회계연도 배당액은 주당 4000원이다.

최진석/강현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