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쉐보레 임팔라(위)와 기아차 K7(아래). 사진=각 사 제공
한국GM의 쉐보레 임팔라(위)와 기아차 K7(아래). 사진=각 사 제공
[ 안혜원 기자 ]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가 연말 삼성그룹 임원용 법인차량 영업에서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에 밀렸다. 신차 효과를 최대한 낼 시점에서 물량 공급이 지연된 데다 경쟁사의 신모델 출시 등이 겹치면서 내년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삼성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신임 상무와 이번에 차량을 교체하는 기존 상무 등 총 220명 중 106명(약 48%)이 기아차의 신형 K7을 선택했다. 신형 K7은 기아차가 최근 외관 사진을 공개하고 사전 마케팅에 돌입한 신차다. 다음달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

반면 임팔라는 전체 14%인 30명 선택에 그쳤다. 삼성 상무급 임원이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은 임팔라, K7을 포함해 현대자동차 그랜저, 르노삼성자동차 SM7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7은 초임 임원들이 특히 많이 선택했다"며 "최신형 모델이라는 점이 새내기 임원들의 수요를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편의사양과 외관 디자인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임팔라는 내년 법인 차량 판매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 임원들의 차량 선택은 다른 기업의 임원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연말 임원 인사를 실시했거나 예정된 LG, 한화, SK 등 주요 기업이 법인차량 구매를 앞두고 있다.

임팔라는 일반 고객 대상의 판매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지난 7월 말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임팔라는 대기물량만 1만여 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차인 관계로 지난 9~11월 3개월 간 출고대수는 3940대에 그쳤다.

한국GM 관계자는 "지금 임팔라를 계약해도 빨라야 내년 2월 말에 받을 수 있다"며 "아직은 계약 후 3~4개월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량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연말 출고 차량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차량 대기 고객들은 55만원에 달하는 가격 인하분을 적용받지 못하게 되는 것. 이에 계약을 해놓고서도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임팔라가 수입차인 관계로 물량 공급이 어렵다는 점에서 최근 고전했다"면서 "대신 수입산 차량이지만 국산차와 같은 서비스와 보험료가 적용된다는 점을 적극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