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수입차…작년 매출, 기아차 추월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이 기아자동차의 국내 매출을 뛰어넘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수입차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수입차 업체들의 수익성도 좋아졌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13개 수입차업체(25개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총 9조7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시장점유율 2위인 기아차의 매출(9조4855억원)을 2000억원 이상 웃도는 것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기아차가 8조9960억원, 수입차가 7조194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역전됐다.

국내 판매량은 수입차가 19만여대, 기아차가 46만여대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대당 판매 가격은 기아차가 1950만원인 데 비해 수입차는 6113만원으로 수입차가 세 배 더 비싸다.

업체별로는 아우디폭스바겐이 매출 2조6619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BMW가 2조2999억원, 벤츠가 2조2045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벤츠가 122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BMW 571억원, 아우디폭스바겐 536억원 순이었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해 판매량이 5만7000여대로 BMW(4만174대)나 벤츠(3만5213대)의 1.5배 정도지만 수익성에선 크게 뒤처졌다.

FCA코리아는 2013년 영업손실 57억원, 순손실 1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3억원과 순이익 112억원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볼보코리아는 영업이익이 148억원으로 2013년 대비 두 배 이상 커졌다.

2013년 9월 설립한 포르쉐코리아는 실질적인 영업 첫해인 지난해 영업이익 14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수입차 기부금 1위는 BMW로 BMW미래재단 등에 17억원을 기부했다. 영업이익의 3%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매년 비슷한 규모의 기부금을 지출하고 있다. 반면 벤츠코리아의 기부금은 영업이익의 0.9%인 11억원에 그쳤다. 아우디폭스바겐과 재규어랜드로버는 2억원씩, 한불모터스는 5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해외 본사에 대한 고배당도 여전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순이익의 92%인 64억원을, 포르쉐는 90%인 108억원을 배당했다. 볼보는 순이익이 9억원이었지만 배당금은 30억원으로 배당 성향이 333%에 달했다. 반면 BMW는 2010년 이후 배당을 중단하고 그 재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업체들이 판매만 한다 해도 한국 맞춤형 상품 연구개발(R&D)이나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투자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