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스피드레이싱에 참가한 경주차들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넥센타이어 제공
넥센 스피드레이싱에 참가한 경주차들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넥센타이어 제공
아침 일찍 구름 낀 하늘은 이내 강렬한 햇살을 쏘았다. 그늘 한 점 없는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의 온도는 계속 상승했다. 하지만 그만큼 이곳에 레이싱카를 끌고 온 선수들의 의지 또한 뜨거웠다. 지난 14~15일 ‘2014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2라운드의 풍경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총 52개팀, 256대의 차량이 출전했다. 참가 차량만 보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대회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기혁 코리아 스피드 레이싱(KSR) 대표는 “레이싱에 관심 있는 이들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며 “국내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싱 경기에 직접 참가한 본지 최진석 기자.
레이싱 경기에 직접 참가한 본지 최진석 기자.
직접 참가해보니… 박진감 일품

기자도 이번에 2라운드에 참가했다. 차량은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45㎏.m로 튜닝된 현대자동차 투스카니. 운전석에 버킷 시트를 장착한 것 외에 다른 시트와 내장재는 모두 걷어냈다. 대신 차량 전복 시 드라이버를 보호해 줄 롤바가 거미줄처럼 실내에 장착되어 있었다. 출전 클래스는 ‘챌린지’. 가장 초보 드라이버를 위한 이 클래스는 경기방식도 독특하다. 참가자 개인이 자신이 희망하는 랩타임을 적어낸다. 그리고 실제 주행해서 얻은 랩타임이 적어낸 랩타임과 가장 근접한 선수가 1등을 하는 방식이다.

다른 참가자들은 1분40초대를 적어냈지만, 기자는 초보인 점을 감안해 2분을 적었다. 하지만 투스카니는 이 기록을 맞추기엔 지나치게 강하고 빨랐다. 정신없이 서킷을 달리다보니 1분42초의 최고기록을 달성하는 등 대부분의 랩타임이 1분40초대에 머물렀다. 더운 날씨에 두터운 레이싱 슈트와 장갑, 헬멧까지 착용하니 온몸에 땀이 줄줄 흘렀지만 더없이 박진감 넘치는 경험이었다. 최상규 넥센타이어 마케팅팀 부장은 “레이싱을 통해 타이어의 성능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며 “이곳에서 넥센타이어를 경험한 이들의 입소문도 무시할 수 없는 마케팅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첫 통합 우승자 탄생

이날 2라운드에선 승용부문 최고클래스인 ‘엔페라 GT-300’과 RV부문 최고클래스인 ‘엔페라 R300’의 우승을 이동호 선수 한 명이 차지했다. 이동호 선수는 샤프카 레이싱팀 소속으로 GT-300에 출전해 전날 펼쳐진 예선에서 5위를 차지했지만 결승경기에서 실수 없이 경기를 소화하며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코란도C 경주차를 몰고 출전한 엔페라 R300에서는 예선과 결승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번 2라운드에서 새롭게 선보인 ‘투어링B’ 클래스에서는 럭셔리레이싱팀의 박준범 선수가 클래스 첫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링A’에서는 나창규 선수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잉글리쉬 키즈투어’에 참가한 아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잉글리쉬 키즈투어’에 참가한 아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가족 위한 행사도 다양

넥센 스피드레이싱의 특징은 다채로운 부대 행사다. 특히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행사는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잉글리쉬 키즈투어’였다. 외국인 강사들이 택시타임, 그리드 워크, 카트 시승 행사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모터스포츠에 관해 설명해줬고 영어 교육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경기장을 방문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교통안전 스쿨’도 진행했다. 교통안전에 관한 이론교육과 함께 차량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안전벨트 체험, 어린이 전기차 운전 체험 등으로 운영됐다.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2014시즌 3라운드는 오는 8월30~31일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영암=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