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타이어 업체들의 기술 경쟁이 전기자동차(EV)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의 양산·보급에 나서면서 국내 타이어 회사들도 전기차에 최적화 된 전용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브리지스톤이 공급하는 BMW i3 타이어(사진 왼쪽)와 스파크EV 타이어(사진 오른쪽)
브리지스톤이 공급하는 BMW i3 타이어(사진 왼쪽)와 스파크EV 타이어(사진 오른쪽)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올 4월 국내 출시하는 쏘울 전기차의 타이어 공급업체로 넥센타이어를 선정했다. 넥센타이어가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 타이어를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국산 제조사와 손잡고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한 만큼 앞으로 기술 투자를 늘려 해외 자동차 메이커에 납품하는 성과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세계 1위 타이어 업체인 브리지스톤이 가장 활발하게 전기차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국내 업체들도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기아차는 경차 레이EV에는 일본 기업 브리지스톤의 제품을 사용했으나 쏘울EV에서는 국산품으로 바꿨다. 국산 타이어 기술과 제품력의 향상으로 값 비싼 수입품을 쓰는 대신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린 것.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국내 타이어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을 따냈다. 2018년까지 르노삼성 전기차 SM3 Z.E.에 자사가 2년간 연구 개발해 온 '와트런'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SM시리즈에 타이어를 공급해온 협력사였는데, 전기차용 타이어를 출시한 시기에 맞춰 SM3 전기차에 장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GM이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내수 시장에도 보급하는 스파크 전기차는 브리지스톤 제품을 쓴다. 한국GM 관계자는 "공기 저항, 주행거리 등을 고려해 제품 인지도가 높은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코리아가 올 4월 공식 출시하는 전기차 i3에도 브리지스톤의 제품이 장착됐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저중량, 저소음, 낮은 회전저항, 높은 구동력과 내마모성 등을 갖춰야 한다. 노면과의 마찰로 발생하는 회전 저항을 줄여 최대한 먼 거리를 주행하는 게 중요하다. 때문에 일반 타이어보다 중량은 10% 이상 가볍고 회전저항은 18% 적으며 구동력은 5% 가량 높은 특징을 갖췄다.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격 인하 경쟁도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