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빅3' 메이커가 지난해 동일본대지진의 악몽을 벗고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완벽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차 업체들이 올 3월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활용, 국내에 미국산 모델 출시를 늘리면서 한국에서도 높은 판매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11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13만7960) 대비 17% 증가한 16만1695대를 판매했다. 올 1~11월 누적 판매대수는 188만8361대로 지난해(146만6529대)보다 29% 늘어났다.

도요타는 2위 포드자동차와의 판매 격차도 작년 동기 46만7125대에서 올 들어선 14만1746대로 줄였다. 포드는 작년보다 5% 증가에 그쳤으나 도요타는 29%나 급증했다.

혼다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8만3925대) 대비 39% 증가한 11만6580대를 판매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29만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2055대) 보다 24% 증가했다. 작년에 현대·기아차와 팽팽한 경쟁을 펼친 혼다는 올 들어선 판매 격차를 더욱 벌였다.

혼다 미국법인의 존 멘델 부사장은 "혼다의 자동차 판매량은 경기 후퇴 이전으로 돌아갔다"며 "이는 혼다가 완벽히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올 가을 출시한 신형 어코드가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신형 시빅도 곧 판매에 들어가기 때문에 2012년을 멋지게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닛산은 지난달 9만6197대를 팔아 전년 동기(8만5182대) 대비 13%의 신장률을 보였다. 누적 판매량 역시 104만2366대로 지난해보다 11% 상승했다.

이밖에 GM은 18만6505대를 판매, 월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포드자동차와 크라이슬러는 각각 17만7092대, 12만2565대를 팔아 2위와 4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보다 9% 증가한 9만4542대를 판매해 7위를 기록했다.

최근 일본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 미국 생산 차종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미 FTA를 활용해 엔고 부담을 덜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도요타가 뉴캠리, 시에나 등 미국산 3개 모델을 선보인데 이어 한국닛산은 최근 미국산 신형 알티마를 출시했다. 지난달 미국산 오딧세이와 파일럿을 출시한 혼다코리아는 이달 중순 어코드 미국산을 내놓고 공격적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올 10월 하반기 경영전략 발표회에서 "어코드를 비롯 주력 차종 5종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해 라인업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2008년 혼다가 이뤄냈던 수입차 1위 명성을 다시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