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에 현대·기아자동차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지난 7~8월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미국 수출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8월 한 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 각각 6만1099대, 5만28대 등 총 11만1127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21.5% 늘어났다. 그럼에도 시장점유율은 8.7%(현대차 4.8%, 기아차 3.9%)로 전달(9.3%)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경쟁업체들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8월 한 달 동안 대대적인 할인 및 판촉 공세를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45.6% 늘어난 18만8520대를 팔았다. 혼다는 13만1321대로 59.5%나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폭스바겐도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47.6% 늘어난 5만7760대를 팔아 기아차를 넘어섰다.

국내 공장 파업으로 미국 시장 수출 물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8월 국내생산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31%와 17.7%씩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판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트루카닷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8월 자동차 평균판매가격은 2만237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한 역대 최고치다.

물량 공급도 숨통이 트여 점유율 9%대를 다시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앨라배마공장의 생산물량이 늘어나고 조지아공장에서 신형 싼타페의 현지 생산이 시작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