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냉장고,에어컨,휴대전화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자제품의 최근 마케팅 포인트는 디자인,색상과 같은 미적 감각을 강조하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해 웬만한 성능은 다 선보인 상태라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므로 소비자들은 어지간한 추가 성능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디자인이나 색상에는 민감한 편이다. 자동차가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한국적 특성에서 색상은 품격을 한층 높여주는 주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어떤 색깔이 품격을 지켜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장 일반적인 색이다. 검정,흰색,진주색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개성을 한껏 살릴 수 있는 색은 중고차 시장에선 기피 대상이다. 빨강,파랑,초록,황금색 같은 원색 계열에 은하색이 추가된다. 선호색과 기피색은 특히 승용차종에서 민감하게 따지게 된다.

아반떼,SM3와 같은 1600㏄ 준중형의 경우 앞서 말한 기피 색상에 해당되면 일반 시세에서 5% 정도 빠진다. 일반 색상의 중고차 가격이 1000만원 정도라고 할 때,기피 색을 가진 차량은 50만원 정도 싸게 내놔야 거래가 이뤄진다. 2000㏄ 이상 중형 승용차는 더욱 민감하다. 준중형에선 일반 색에 해당하는 은색이 추가로 기피 색상에 포함된다. 고급차를 타는 사람일수록 튀지 않는 무난한 색상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역시 승용차만큼은 아니지만 색상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 기피 색상의 범주는 준중형 승용차와 같다. 감가율은 승용차에 비해 다소 낮은 3% 정도가 적용된다. 일반색 차량이 1000만원이라면,원색 계열은 30만원 정도 빼줘야 한다.

예외적으로 색상에 따른 차별대우를 거의 받지 않는 차종도 있다. 목적이 분명한 경우다. 유지비를 절약하기 위해 타는 경차(모닝,마티즈)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카렌스,레조)이다. 색상을 통해 개성을 마음껏 살린 경우,대가가 뒤따른다는 점을 명심하자.신차 계약 때 좀더 신중히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할 듯 싶다.

김도경 대흥상사(서서울매매단지) 딜러 dkkim070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