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무섭게 솟구치면서 연료절감형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름을 가장 덜 소비하는 차는 뭐니뭐니 해도 하이브리드카다.

저속에서 내연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쓰고, 고속 주행 땐 기름을 연소하면서 동시에 전기모터를 자동 충전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렉서스의 'RX400h', 'LS600hL' 등 세 종류다.

렉서스가 이달 24일 'GS450h' 모델을 추가하면 4종으로 늘어난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시빅 하이브리드다.

작년에 한 달 평균 15대씩 팔렸지만, 올 들어 매달 27대 꼴로 판매됐다.

연비는 국내 최고인 ℓ당 23.2㎞지만 가격은 3390만원이다.

배기량이 1339cc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렉서스 모델은 제일 싼 모델이 8000만원 안팎이다.

연료비를 아끼려고 굳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살 이유는 없는 셈이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일반 휘발유 모델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을까.

시빅의 휘발유 모델은 1.8ℓ 가격이 2590만원, 2.0ℓ 가격이 299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400만~800만원 비싸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료비 차이는 상당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1년간 1만6000㎞ 주행할 때, 기름값으로 총 129만원(5월 말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ℓ당 1877원 기준)이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연비가 ℓ당 13.3㎞인 1.8 모델은 226만원, 11.5㎞인 2.0 모델은 261만원이 각각 든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면,연간 97만~132만원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또 자동차를 구입한 후 7년간 운행한다면,679만~924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더구나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기량이 낮기 때문에 매년 내야 하는 자동차세도 휘발유 모델보다 10만~30만원 덜 낸다.

결국 시빅을 사려는 고객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사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문제는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내년 하반기나 돼야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점이다.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정부 보조금도 일부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현대자동차가 내년 7월께 액화석유가스(LPG)를 기반으로 한 '아반떼LPI'를 내놓는다.

국내 LPG 가격이 휘발유 값의 50% 수준에 불과해 더욱 관심이다.

2010년엔 쏘나타 및 로체급(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카가 출시된다.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하반기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인 '프리우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연비가 ℓ당 25㎞ 안팎인 현행 모델보다 개선된 차세대 모델이 들어올 전망이다.

2010년엔 캠리 하이브리드도 출시될 것 같다.

혼다 역시 시빅 하이브리드를 대체할 새로운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는 아반떼LPI 출시에 발맞춰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지원을 검토 중이다.

정부 지원을 받으면 대당 2000만원대 초중반의 가격으로 하이브리드카를 몰 수 있다.

프리우스 등 수입산 소형 하이브리드카의 가격은 3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하이브리드카가 최고의 대안"이라며 "다만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렸다 구입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