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이달 선보인 프리미엄 미니밴 '2008년형 카니발'은 가죽시트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가죽시트를 보급형 모델(GX급)에서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카니발 동호회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또 '2008년형 카니발' 출시를 위한 사전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 카니발 리무진 모델(11인승 차체에 9인승 좌석을 갖춘 차량)을 확대적용해 달라는 요구가 많아 이를 수용했다.

이로써 최고급형인 리미티드 모델에만 판매되던 카니발 리무진은 실용적인 GLX 모델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고객들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판매에 성공할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차량 동호회나 일반 소비자들의 파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카니발이 고객의 희망사항을 반영한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최근 세단형 승용차에 적용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USB포트를 카니발에 적용하자는 의견도 채택됐다.

USB 포트와 AUX단자는 지난달 출시된 기아의 중형세단 로체 어드밴스의 사전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전체 소비자의 70% 이상이 장착을 희망해 수용됐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인 유럽형 해치백 모델 FD(프로젝트명)의 이름을 i30으로 정한 데는 소비자들의 힘이 컸다.

이 차량의 주요 타깃 계층인 20~30대 고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앞서 작년 10월에 출시된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라크루즈도 차이름에 소비자 의견 조사를 반영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는 특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사전 시장 반응을 점쳐보고 출시 시기 등을 조율하기도 한다.

작년 5월에는 디젤 승용차에 대한 고객 의견 수렴을 통해 신형 아반떼 디젤모델의 시장반응을 미리 조사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모델에 들어갈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 등에 대한 선호도 조사와 고객 반응을 꾸준히 조사하고 있다"며 "차량 스피커 등 음향장치에 대한 선호 조사와 스티어링 휠 리모컨의 디자인 및 버튼 조합에 대한 조사,실내 조명 사용실태 등 다양한 시장조사를 실시해 제품개발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는 고객들이 원하는 차량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난해 7월 윈스톰 출시 후 '윈스톰 파이오니아 클럽'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 차량을 시승하도록 한 뒤 결과를 윈스톰 및 신차 개발 시 반영하도록 했다.

첫 사례로 GM대우는 동호회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그동안 윈스톰 최상위 모델에만 적용했던 차체자세제어 장치(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와 블랙 인테리어 컬러를 윈스톰 전 모델로 확대 적용했다.

GM대우 관계자는 "차량 판매를 맡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와 긴밀한 업무협조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제품개발 및 A/S 관련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며 "앞으로 동호회 회원은 물론 일반 소비자 등 각계 각층의 불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승 및 체험 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해 고객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