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쏘나타(중형차) 아반떼(준중형차) 오피러스(대형차) 등이 각 등급에서 거의 변화 없는 1위를 지키고 있는 승용차 시장과 달리 배기량 2000cc급 소형 SUV 부문에서는 2~3개월이 멀다 하고 월간 판매순위 1위가 바뀌고 있다.

일단 지난해에는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가 판정승을 거뒀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3만5867대가 팔리면서 현대자동차 투싼(3만4359대)을 제치고 소형 SUV 내수판매 1위에 올랐다.

스포티지와 투싼으로 양분되던 소형 SUV 시장에 균열을 일으킨 것은 지난해 7월 출시된 GM대우의 윈스톰.윈스톰은 지난해 7월 출시되자마자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8월부터 10월까지는 기아차 노조 파업의 여파로 스포티지 판매량이 급감하고 윈스톰의 신차 효과가 수그러든 틈을 타 투싼이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11월과 12월에는 스포티지가 다시 1위 자리를 찾는 저력을 보였다.

윈스톰의 판매량이 줄어 들자 GM대우는 윈스톰에 대해 차량 가격의 최고 60%를 중고차 가치로 보장해 주는 중고차 보장 할부제를 실시하며 추격에 나서 윈스톰은 새해 첫달 반년 만에 스포티지와 투싼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소형 SUV 시장의 최대 변수는 상반기 중으로 예정된 현대차의 싼타페 2.0 출시.기존 2200cc급인 싼타페에 2000cc급 엔진을 장착,배기량이 낮으면서도 한 단계 고급스러운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지난해 5만564대가 팔리며 내수 판매 전체 5위를 기록한 싼타페의 2.0 모델이 출시될 경우 이 부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싼타페 2.0은 특히 차체 크기와 가격대가 비슷한 윈스톰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스포티지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 시장에서는 아직 특정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다시 한번 시장의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