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모터스포츠가 내년 1월부터 1년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스포츠의 역동적인 이미지와 자동차 고유의 첨단 이미지를 접목시킨 모터스포츠는 0.01초로 승부를 겨루는 카레이서들에게는 물론 카메이커들에게도 중요한 이벤트다.

전세계 자동차 고객들에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력한 기회라는 점에서 카메이커들로선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시즌이 따로 없이 1년 내내 주요국가를 순회하며 열리기때문에 전세계를 대상으로 단시일내에 지명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양산차가 아닌 경주전용차들이 등장하는 F1 그랑프리 시리즈의 경우 1년동안 전세계 1백30개국에서 4백20억의 인구가 TV로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F1 그랑프리와 함께 세계 양대 모터스포츠로 꼽히는 세계랠리선수권대회(WRC:World Rally Championship)도 99년의 경우 1백82개국에서 48억명이 시청했고 직접 경기를 지켜본 관중도 3천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어지는 기술들은 양산차에 적용되고 이는 곧 바로 판매신장으로 이어진다.

세계적인 카메이커들이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여해 우승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것은 바로 이같은 상업적인 이유가 배경에 깔려있다.

올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세계적인 규모의 랠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현대 엑센트(국내명은 베르나)는 올해 처음으로 WRC 시리즈에 출전,푸조 포드 스바루 미쓰비시 세아트 등에 이어 6위에 올라 성공적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또 기아 스포티즈는 2000년 래프린 스코아 사막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로 지난 10월 멕시코에서 열렸던 "바하 2000년 랠리" 소형 다목적차(SUV)부문(클래스3)에서 1위를 차지해 지난 97년 이후 4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현대는 내년 1월 모나코에서 열리는 WRC 1전 몬테카를로 랠리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오른다.

기아도 내년 1월부터 래프린 스코아 사막시리즈에 출전,세계시장에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다.


<>현대=지난 11월 영국 웨일스에서 열렸던 WRC 최종전(14전)랠리에서 종합 11위로 완주함으로써 종합평점 8점을 기록,6위에 올랐다.

올해 WRC 시리즈 14전가운데 12경기에 참가한 현대의 가장 좋았던 성적은 13전인 호주랠리에서 거둔 종합4위였다.

출전부문은 WRC의 최상위 클래스인 월드 랠리 클래스(A8:2000cc이상,터보차저 엔진,4륜구동)로 베르나 월드랠리카가 출전했다.

현대 베르나는 특히 이 대회에서 두차례의 구간 1위를 기록해 호주 자동차시장에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현대는 WRC 시리즈에 참가해 얻은 가장 큰 성과로 해외시장에서 한국차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저가차"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해소했다는 점을 꼽는다.

이 시리즈에 올해 예상매출액(19조원)의 0.1%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한 현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브랜드 홍보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는 내년 WRC시리즈에는 1월 몬테카를로 랠리를 시작으로 8전인 케냐의 사파리랠리를 제외한 13전에 출전해 올해 이상의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기아=올해 마지막 대회인 바하랠리에서 종합우승함으로써 래프린 스코어 사막시리즈 5개 경기중 4개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출전차량인 스포티즈는 이번 시리즈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그랜드체로키),포드(브랑코II),미쓰비스(몬테로),시보레(블래이저) 등 세계적인 업체들을 모두 제쳐 브랜드 명성을 크게 날렸다.

래프린 스코어 사막시리즈는 매년 미국과 멕시코 지역 사막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로 바위투성이 사막길을 50시간 이상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로 유명하다.

그런 만큼 출전한 차들은 내구성,품질,성능을 인정받는다.

지난 97년부터 이 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는 기아 스포티지는 클래스3 부문에서 올해까지 4년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세계최대의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