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기 첼리스트인 고티에 카퓌송이 2년 만에 내한해 오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클래식 음악 매체인 바흐트랙에 따르면 그는 2022년 세계에서 공연이 가장 많은 첼리스트였다. 아르떼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카퓌송은 “한국 관객들은 열정적이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깊다”며 “음악가라면 한국 관객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몽블랑 산에서 첼로를 켜고 있는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고티에 카퓌송 홈페이지.
몽블랑 산에서 첼로를 켜고 있는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고티에 카퓌송 홈페이지.
1981년생인 카퓌송은 대회, 독주, 협연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낸 아티스트다. 그는 1999년 앙드레 나바라 콩쿠르, 2000년 파리 국립 고등음악원 실내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베르비에 페스티벌 등 유럽 음악 축제를 돌며 명성을 쌓은 그는 2025/26 시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상주음악가로 활약하고 있다. 202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공연인 ‘르 갈라 데 피에스 존’에서 반주자로 블랙핑크와 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리히터, 히사이시 조와 함께 그린 지구

지난해 11월 그가 낸 앨범 <가이아>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었다. 지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한 이 기획에 막스 리히터, 히사이시 조, 브라이스 데스너 등 업력이 쌓인 작곡가들이 신작 17곡을 냈다. 카퓌송은 “가이아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프로젝트”라며 “선정한 작곡가들과 소통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준비에 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첼로를 들고 몽블랑 산에 오른 고티에 카퓌송. 고티에 카퓌송 홈페이지.
첼로를 들고 몽블랑 산에 오른 고티에 카퓌송. 고티에 카퓌송 홈페이지.
이렇게 만든 앨범으로 그는 자연과 인류의 관계를 표현했다. 카퓌송은 알프스 산맥 인근 도시인 샹베리에서 태어나 자연의 장엄함을 어려서부터 체감했다.

“자연은 놀라운 영감의 원천입니다. 작곡가들이 지구를 위해 헌정한 작품들을 받게 돼 영광이었습니다. 어떤 작품은 제 유년기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작품은 생명과 인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불안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곡들을 제 동료들과 첼로 앙상블 ‘카퓌셀리’와 함께 연주한 건 놀라운 경험이었죠.”

앨범 뮤직비디오도 화제였다. 이 영상에서 카퓌송은 몽블랑 산에 올라 막스 리히터의 곡 ‘가이아를 위한 시퀀스’를 연주했다. 층층이 깎인 하얀 눈밭에서 갈빛 첼로를 켰다. 배경으론 지구 온난화로 해마다 조금씩 작아지는 빙하를 뒀다.

“몽블랑에서 막스 리히터 음악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건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는 동시에 빙하가 녹고 있으며 매년 눈이 사라져 바위가 드러나는 현실도 같이 보여주고 싶었어요. 눈으로 직접 보면 숫자나 과학자의 설명으로 듣는 것보다 (기후 위기가)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사진출처.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사진출처.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
“베토벤 삼중 첼로 협주곡, 모험 펼치기 좋아”

카퓌송은 오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의 폐막 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 피아니스트 엘렌 메르시에와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을 연주하는 자리다. 카퓌송은 “삼중 협주곡은 사실상 베토벤의 유일한 첼로 협주곡”이라며 “첼로가 굉장히 두드러질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도전적인 곡”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모험을 펼칠 수 있는 곡인 만큼 애정도 크다”고.

그는 지난달 지휘자 키를 페트렌코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투어 공연을 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달 초엔 다니엘레 가티가 지휘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무대에 올랐다.

서울 공연이 끝나고 3일 뒤엔 프랑스 투어에 나선다.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그는 “운동선수처럼 잘 자고 건강식을 먹는 루틴(습관)을 지킨다”며 “매일 달리기를 하며 정신과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사진출처.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사진출처.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