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배관터져 울상이던 '이 동네'…35층 아파트로 변신
서울 성북구 장위동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단독주택이 주를 이루던 부촌이었다. 가파른 지형 탓에 지하철 신설을 비롯한 개발이 어려운데다, 영동(지금의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고소득층의 이동이 시작됐다. 고급 주택이 있던 자리에 다세대주택이 들어서며 지금의 ‘빌라촌’으로 모습이 바뀌었다.
서울 성북구 '장위14 재정비촉진구역' 예상 조감도.  /장위14구역 정비사업조합 제공
서울 성북구 '장위14 재정비촉진구역' 예상 조감도. /장위14구역 정비사업조합 제공
개발에 대한 갈증이 커지며 2006년 3차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됐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 2008년 금융위기 등 여파로 아파트가 조성된 곳은 15개 구역 중 6곳(1곳은 공사 중)에 불과하다. 고무적인 것은 장위뉴타운 사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장위14 재정비촉진구역’은 최근 공급물량을 400가구가량 늘리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위14, 일반분양 277가구 늘었다

장위14구역은 지난 5일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위한 재공람을 마쳤다. 작년 12월 19일 서울시 제10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수정 가결된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임대주택을 35가구 줄여 일반분양 물량을 추가했다.

2010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이 구역은 2023년 11월 지상 최고 25층, 2469가구(임대 439가구 포함)를 공급하는 내용으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 조합 내홍 등이 겹치며 사업시행계획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빠졌다.

작년 7월 서울시가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라 재정비촉진계획 수립기준 개선안을 적용하면서 사업 재개에 물꼬가 트였다. 법적상한용적률 1.2배를 적용하고 기준 용적률도 20%에서 30%로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지원한 것이다. 장기간 정체돼 있던 뉴타운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공공기여 완화·사업성 보정 등의 혜택도 담겼다.

장위14구역은 최고 35층, 26개 동, 2846가구 규모로 사업을 재추진한다. 공공주택 539가구(공공분양 37가구, 미리내집 66가구 포함)와 조합원 물량 1432가구를 제외한 87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용적률을 기존 211%에서 263%로 높이고 기부채납을 줄인 덕분에 일반분양을 277가구 늘릴 수 있었다.
서울 성북구 장위14 재정비촉진구역 내 다세대주택에서 배관이 동파돼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서울 성북구 장위14 재정비촉진구역 내 다세대주택에서 배관이 동파돼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정비사업조합은 오는 5월 통합심의 접수를 목표로 설계 및 서류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김종삼 조합장은 “겨울만 되면 보일러 난방 배관이 터지는 등 노후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3년 이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목표로 조합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10구역, 오는 3월 분양 전망

다른 구역들도 장위뉴타운을 완결짓기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10구역이다. 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득했지만, 사랑제일교회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8년가량 지연됐다. 작년 6월 교회를 제척하는 내용을 담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이 통과됐고, 6개월 뒤 착공 승인도 받았다. 지하 5층~지상 35층, 23개 동, 1931가구 규모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오는 3월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11구역은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재추진에 나선다. 6호선 돌곶이·상월곡역과 인접한 66의 300일대는 작년 12월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지상 최고 45층, 23개 동, 2617가구(장기전세 565가구, 임대 224가구 포함) 규모다. 주변에서는 장위11-1~4구역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 정비사업 구역도.  /재개발닷컴 캡처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 정비사업 구역도. /재개발닷컴 캡처
뉴타운에서 해제됐던 13구역은 지난해 4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2개 구역(13-1, 13-2)으로 나눠서 진행되며, 총 6000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북구 내 정비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는 15구역(3317가구)은 최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공공 재개발을 추진 중인 8구역(2801가구)과 9구역(2230가구)은 각각 삼성물산과 DL이앤씨 컨소시엄(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12구역(1386가구)은 작년 3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본지구로 지정됐다.

장위뉴타운은 성북구 내에서도 생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북서울꿈의숲(68만㎡)이 뉴타운 북쪽에 조성돼 있다. 장위초, 장곡초, 월곡초 등 초등학교가 밀집돼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중·고교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경전철인 동북선(왕십리~상계역) 개통도 예정돼 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