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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막스 "지금은 낙관의 끝자락…투자자 냉정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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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주최 제6회 CIO 라운드테이블
    '2026 사모시장전망 및 투자전략' 주제로 개최

    세베루스·블랙록·먼로캐피탈·스텝스톤 주제 발표
    7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회 CIO 라운드테이블'에서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이 투자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7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회 CIO 라운드테이블'에서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이 투자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장은 '모두 나쁘다'에서 '모두 좋다'로 단기간에 이동했지만, 현실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습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6회 CIO 라운드테이블'에서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S&P500이 지난 3년간 105% 상승했지만, 그만큼 이익이나 내재가치가 오른 것은 아니다"며 "투자자들이 비이성적 낙관에 빠질수록 시장은 위험해진다"고 지적했다.

    막스 회장은 특히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바꿀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불확실성을 '정량화할 수 없는 낙관'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로 전후 평균치(16배)를 크게 웃돈다"며 "가격은 비싸졌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합리적 낙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엔 '아무리 비싸도 산다'는 광기가 있었다"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AI 관련 대형 기술주에 대해서는 "매그니피센트7(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은 내가 본 가장 뛰어난 기업들"이라며 “PER 30~50배는 비싸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주요 운용사의 리더들은 내년 사모시장에 닥칠 현실적 과제를 저마다 시각으로 진단했다. 대체로 변동성이 더 커지고, 선별적인 투자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어도어 코니그 먼로캐피털 회장은 '트럼프 2기 체제' 아래 미국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40년 만의 경제 체제 전환을 겪고 있다"며 "무역보호주의, 규제완화, 이민 통제, 재정 확대가 새로운 경제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니그 회장은 "미국은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반도체·첨단기술 등 핵심 제조업을 다시 국내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지원법(CHIPS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같은 산업보조금 제도가 이런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니그 회장은 노동시장 왜곡과 인플레이션 압력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불법 이민 단속 강화로 서비스업과 숙박업 인력이 줄고, 임금 상승이 이어지며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전망에 대해선 "당분간 '고금리의 일상화'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내년 중 연방기금금리는 3% 선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소비 둔화와 실물경제 부진 속에서도 기술, 물류, 첨단제조, 국방 등 특정 섹터는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5년간 미국 사모대출 시장은 2조 달러에서 5조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산운용사들은 부채비율이 높거나 소비 리스크가 큰 섹터를 줄이고,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빈센트 수 스텝스톤그룹 파트너는 아시아 사모시장의 회복세를 강조했다. 그는 "올해만 아시아에서 14억 달러를 신규 투자했고, 일본·인도·동남아 시장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시아는 글로벌 사모펀드의 차세대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텝스톤은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약 80개 GP(운용사)와 협력 중이며, 14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운용한다. 수 파트너는 "중국은 규제 불확실성으로 위축됐지만 인도는 엑시트 시장이 급속히 성숙하고, 일본은 중견기업 M&A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국민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의 장기 투자 문화가 형성돼 글로벌 자금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글로벌 사모펀드의 분배율(DPI)이 역사적 저점에 머물렀지만, 아시아에서는 점차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이유로 아시아 비중을 10~15%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스테판 카론 블랙록 유럽 사모대출 투자대표는 "유럽은 이제 사모대출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은 향후 5년 내 두 배 이상 성장해 4.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유럽은 규제·시장 구조 측면에서 그 성장을 가장 크게 흡수할 지역"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 은행권이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대출 여력을 잃었고, 그 공백을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경우 사모대출 시장점유율이 2016년 16%에서 지난해 70%로 치솟았다"며 "이제 유럽 기업 대출의 절반 이상이 사모펀드에서 나온다"고 했다.

    카론 대표는 "유럽 사모펀드의 분배율이 25%로 미국(15%)보다 높다"며 "현금 회수 속도가 빠르고, 중견기업의 매출과 EBITDA 성장률도 7~9% 수준으로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지만,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은 의외로 탄탄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투자자에게 유럽은 더 이상 대체 시장이 아니라 핵심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베루스캐피탈의 댄 퀘일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외교·정치 리스크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트럼프 2기는 1기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며, 충성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라며 "워싱턴의 기존 질서를 완전히 뒤집는 방식으로 세계 정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퀘일 회장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삼겠다는 발언부터, 파나마운하·그린란드 영유권 주장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가 외교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 의회가 정파 대립으로 정부 셧다운 위기를 맞았고, 독립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이탈하는 조짐도 나타난다"며 "정치가 금융시장 변동성의 주된 요인이 된 시대"라고 평가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민경진 기자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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