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인터콘티넨털 카불'이 지켜본 아프간의 반세기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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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최고의 호텔
전쟁과 혼란 속 꺼지지 않은 불빛
언덕 위 호텔에 담긴 한 나라의 기억
투숙객과 직원들의 삶 엮은 기록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난다"
전쟁과 혼란 속 꺼지지 않은 불빛
언덕 위 호텔에 담긴 한 나라의 기억
투숙객과 직원들의 삶 엮은 기록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난다"
최근 영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카불 최고의 호텔(The Finest Hotel in Kabul)>은 ‘특별한 호텔 이야기’ 또는 ‘호텔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1969년, 호화로운 호텔 ‘인터콘티넨털 카불’이 문을 열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왕국’이었고 카불은 ‘중앙아시아의 파리’로 불릴 정도로 화려했다. 언덕 위에 우뚝 선 반짝이는 하얀 상자 같은 이 호텔은 현대 국가로 거듭나고 싶어 하는 아프가니스탄의 희망을 상징했다. 하지만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소련의 공격, 참혹한 내전, 미국의 침공, 그리고 탈레반의 부상과 몰락 등을 겪으며 세계에서 가장 불안하고 혼란한 곳이 돼 버렸고, 호텔의 희망도 절망으로 변하고 말았다. 오랜 기간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호텔은 문을 닫은 적이 없다. 언덕 위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카불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책에는 호텔에서 일했거나 머무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1970년대 카불의 최고 전성기 시절 그곳에서 하우스키퍼로 일한 하즈라트,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최초의 여성 셰프가 된 아비다, 그리고 20년간의 불안정한 민주주의 속에서 주어진 모든 기회를 붙잡으려 치열하게 노력한 20대 청년 말랄라이와 사데크 등 전쟁으로 얼룩진 비극 속에서도 다시 피어난 소시민의 희망과 따뜻하고 감동적인 사연을 읽을 수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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