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대표할 만한 '세기의 영화감독' 로버트 알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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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김효정의 세기의 영화감독
올해 탄생 100주년으로 '세기'를 맞은
영화감독 로버트 알트만 (1925~2006)
'뉴 할리우드 시네마' 대표 감독이자 풍자 코미디 대가
올해 탄생 100주년으로 '세기'를 맞은
영화감독 로버트 알트만 (1925~2006)
'뉴 할리우드 시네마' 대표 감독이자 풍자 코미디 대가
로버트 알트만의 수많은 걸작 중에서도 나는 알트만 식의 누아르 <롱 굿바이>(1973)를 가장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알트만이 만든 다른 작품들의 위대함을 모두 합쳐도 <롱 굿바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 작품을 좋아한다. <롱 굿바이>는 1953년에 레이먼드 챈들러가 발표한 동명의 소설 ‘The Long Goodbye’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소설로서는 주인공인 필립 말로우가 등장하는 여섯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챈들러의 소설들이 대부분 누아르 장르의 황금기인 1940년대에 영화화되었다면 알트만의 <롱 굿바이>는 다소 늦게 도착한 프로젝트로 보이기도 한다. 할리우드의 악명 높은 검열 시스템인 자진제작코드가 사라지고, 10대와 20대가 주 관객층으로 바뀌면서 문학 형식의 고전적인 누아르 영화보다는 높은 수위의 폭력과 새로운 모델의 반영웅을 등장시키는 <프렌치 커넥션>(윌리엄 프리드킨, 1971), <차이나타운>(로만 폴란스키, 1974) 등과 같은 네오 누아르가 더 시의적절해 보이기 때문이다.
알트만의 <롱 굿바이>가 훌륭한 것은 영화 전반에 이러한 비판과 풍자가 넘치고 있음에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챈들러 소설의 어두움과 비장함은 알트만의 영화에서 독특함과 발랄함으로 변모한다. 그리고 이러한 뛰어난 ‘환태’는 거장 로버트 알트만의 비전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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