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벌리힐스'도 위험?…LA산불에 '게티미술관'도 대피령
美 최악의 LA산불 닷새째…시내쪽으로 확산
사망자 최소 11명·건물 1만2000여채 소실
사망자 최소 11명·건물 1만2000여채 소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 당국 집계 기준 이날 오전 10시 LA 카운티 내 4건의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LA 해안가 고급 주택 지역인 퍼시픽팰리세이즈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면적이 87.4㎢로, 24시간 전보다 4.7㎢가량 더 확대됐다. 7일 오전 10시30분께 시작된 화재는 국지성 돌풍 '샌타애나'를 타고 급속히 퍼진 상태다.
수천명의 소방 인력이 투입돼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화재 진압률은 팰리세이즈 산불이 11%, 이튼 산불이 15%에 그쳤다. 다행히 케네스 산불과 허스트 산불은 각각 80%, 76%의 진압률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4건의 산불로 총 156.3㎢의 면적을 화마가 집어삼켰다.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605.2㎢)의 4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이에 미 서부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꼽히는 게티센터가 대피 대상 구역에 포함돼 상주 직원들이 대피했다. 게티미술관은 한 해 180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다. 미국 최대 석유 재벌이자 미술품 수집광이던 J. 폴 게티(1892~1976)는 LA에 수집한 소장품을 담은 게티빌라와 게티센터란 보석 같은 미술관을 남겼다. 게티빌라는 태평양 연안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게티센터는 샌타모니카산 해발 270m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우드 지역 대피 경고로 게티센터 직원이 대피했고, 앞서 며칠 전 게티 빌라 역시 화재 위협을 받은 바 있다. 게티센터와 게티빌라는 최소 오는 16일까지 폐쇄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게티센터 인근에 있는 부촌 벨에어의 일부 주민들도 대피령을 받았다. 미술관 동쪽에 인접한 명문 공립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는 아직 대피 경보가 내려지지 않았으나 학교 측이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고 공지했다. UCLA 동쪽의 부촌 베벌리힐스 주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내륙으로 번질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소방관들은 산자락의 맨더빌캐니언에서 불길이 산비탈을 타고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해당 지역이 할리우드 스타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 유명 인사들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건물은 현재 이튼 산불 지역에서 7000여 채,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5300여 채 등 총 1만2300여 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 등으로 유명한 배우 멜 깁슨과 힐튼 호텔 창업주의 증손녀인 배우 패리스 힐튼 등이 이번 사태로 집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LA 카운티 내 주민 15만3000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16만6000명에게는 언제든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대피 경고'가 발령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LA 일대의 바람이 다시 강해질 전망이다. 미 기상청(NWS)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후 2시까지 LA 일대에서 바람이 다시 강해져 최대 풍속이 시속 75∼89㎞에 이를 것으로 경고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