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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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대부분의 미국 시장이 닫힌 후에나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 집계가 시작되지만 암호화폐는 이미 대선에 연동된 변동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 날 비트코인은 미국 시장에서 24시간동안 약 1% 하락한 67,870달러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주말의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일부 디지털자산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은 선거결과보다는 거시경제 영향을 더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 결과는 단기적 영향에 그치고 비트코인 자체 보다도 암호화폐에 연계된 암호자산 거래소 등이 더 크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5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선물 거래를 기반으로 투자자들이 30일간 비트코인에 얼마나 많은 변동성을 기대하는지 측정하는 CF 벤치마크 지수는 4일에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대선 결과가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할 것이라는 거래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트럼프트레이드로 여겨져 왔다. 트럼프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고 전략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입장을 고수해온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를 축출하고 규제 기관을 암호화폐에 더 친화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가우탐 추가니가 이끄는 번스타인 분석가들도 “단기적으로 트럼프가 승리할 때 향후 2개월간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해리스가 이긴다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5만 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이 주제를 관심있게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 플랫폼 FRNT 파이낸셜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파티 울레트는 해리스가 이길 경우 하락한다 해도 그것이 선거 영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엘렛은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이 정치 보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결정같은 거시경제적 촉진제에 의해 훨씬 더 가격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는 단기적 소음”이라며 해리스나 트럼프 모두 금리가 낮아지는 동안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는 모두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선거가 장기적으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은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같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이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미국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회사가 따라야 할 규칙을 명확히 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SEC 위원장 겐슬러는 또 등록되지 않은 거래소를 운영한다는 이유로 코인베이스와 다른 거래 플랫폼을 고소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법 위반에 대해 부인해왔다.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암호화폐 관련 제도에 좀 더 우호적인 정책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보다도 먼저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엘렛은 "트럼프가 들어오면 암호 화폐 생태계 자체는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비트코인 자체는 이미 펀더멘털이 잘 자리 잡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