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생산비용 확 낮췄다…비싼 촉매 사용 20분의1로 뚝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열화(heating)로 탄소중립 기술 수요가 높아지면서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 기술 몸값이 치솟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물 분해 전기 생산) 장비의 대형화 움직임도 빨라졌다.

그러나 고효율 수전해 장비의 핵심 요소인 고가의 이리듐(Ir) 촉매 가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전해 장비 촉매는 수소를 양성자(수소 이온)와 전자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리듐 촉매는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가졌지만 아프리카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나온다. 백금(Pt) 촉매보다도 다섯 배 비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수전해 장비 내 이리듐 촉매의 양을 기존의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수소 생산 단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KIST 수소연료전지 연구단은 이리듐에 고내구성 탄소 지지체와 셀레늄을 접목해 촉매를 적게 쓰면서도 성능을 높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렇게 만든 촉매를 기존의 20분의 1 수준인 1㎠ 면적당 0.05㎎을 써 상용 수전해 장비에 적용한 결과 1.9볼트(V) 전압에서 3.18A(암페어)의 전류 밀도를 나타냈다. 상용 촉매 2.45 A/㎠보다 우수한 성능이다.

KI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연연구소 칸막이를 허물고 임무 중심 대형 연구개발(R&D)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올해 새로 출범시킨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 다섯 곳 중 고효율 청정수소 저장 및 활용 전략 연구단, 초거대 계산반도체 전략 연구단 두 곳을 이끌고 있다. KIST 관계자는 “이리듐 사용량을 줄이면서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이는 촉매를 개발했다”며 “설비 대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에 관한 논문은 임팩트팩터(IF) 19.5의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 표지 논문(사진)으로 실렸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