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로이터
증권가는 이번주(4~8일) 코스피지수가 2500선마저 내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불확실성에 더해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중심의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든 탓이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 중심의 대응을 권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3일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2490~2610선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김영환 연구원은 "미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AI 수익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오는 5일(현지시간) 미 대선이 예정돼 있다. 선거 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베팅 사이트 8개를 집계한 후보자별 당선 확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61.1%, 37.5%로 나타났다. 다만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여전히 해리스가 앞서는 모습이다.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5개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하다. 그만큼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관세 인상에 따른 글로벌 교역 위축 우려, 미·중 무역 분쟁 격화 가능성, 전기차·반도체에 대한 보조금 정책 변경 위험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이 결정되면 금융시장 영향력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봐야 할 수 있다"며 "해리스 당선이 확정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주식시장 상승 동력이 제공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투자자들이 지난달 발표된 빅테크들의 실적에 실망하면서 AI 수익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김영환 연구원은 "MS·메타는 지난 3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지만, AI 인프라 지출 확대 우려로 (주가는) 하락했다"며 "AI 수익화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AI 수혜주도 탄력이 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 대선과 중국의 경기 부양 등 정책 수혜 업종에 집중한 투자 대응이 유효할 것이란 조언이 나온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월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며,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의 특별 장기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재정적으로는 내년 정책 예산 중 2000억위안(약 38조원)을 조기 집행해 제조·건설 등에 투자하고, 2조3000억위안(약 516조원) 규모로 지방정부 부채 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국내 수혜 업종으로는 △건설기계 △석유화학 △소비재 등이 꼽힌다. 김주형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건설기계와 석유화학 업종은 인프라 건설 촉진 및 제조업 투자 증가로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재는 내수 소비 진작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재 내 중국 비중이 높은 업종을 세부적으로 보면 중국 매출이 큰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음식료, 의류 관련 업종을 눈여겨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