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제작진 "맛피아 셰프님 레스토랑 예약 청탁? 감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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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 김학민·김은지 PD, 모은설 작가
'흑백요리사' 제작진이 시즌1에 쏟아진 관심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시즌2를 기약했다.
김학민 PD, 김은지 PD, 모은설 작가는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종영 인터뷰에서 "이제 피드백을 본격적으로 살피고 있다"며 "긍정적인 칭찬도, 비판도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펼친다. 이전까지 요리 서바이벌에서 본 적 없는 파격적인 미션, 마치 스포츠 경기와 무협지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서바이벌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요리에 진심인 흑백 셰프들의 치열한 경쟁, 압도적인 스케일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 결과로 박진감과 도파민을 폭발시켰다.
이와 함께 화제성 역시 '올킬'했다. 공개 직후 4주간 대한민국을 온통 '흑백요리사' 열풍에 몰아넣으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10월 1주차 TV- 통합 조사 결과 드라마와 비드라마 통틀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OTT 예능 최초 한국 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9월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참가자들이 운영하는 식당 역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시즌1 우승자인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예약 플랫폼을 통해 오픈되자마자 11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고, 1인 150만원이라는 암표 거래까지 등장했다.
"제작진은 출연자 셰프들의 레스토랑에 바로 갈 수 있냐"고 묻자, "청탁 요청을 받긴 하는데, 지금은 가지 않는다"며 "지금은 시청자들과 만날 시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은지 PD는 "(나폴리) 맛피아 셰프님 10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그 소중한 한자리를 저보고 빼달라고 하지 못하겠더라"고 덧붙였다. ▲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김학민(이하 민)이 프로그램으로 듣고 싶은 말이 '시즌2 내놓아라' 하는게 좋았다. 공개되고 나서 이 쇼를 얼마나 사랑해주시는데, 시즌2를 할 가치가 있는지 논의하던 와중에 해도 좋지 않겠나 해서 공식적으로 발표가 됐다.
김은지(이하 지)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넷플릭스도 그렇고 한마음 한뜻으로 '시즌2를 가야 한다'고 했고, 마음이 빨리 합쳐졌다.
민 시즌2에 대해 심사위원은 함께하기로 얘기를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거 같다.
▲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았다.
모은설 작가(이하 모) 이전의 요리쇼와 달랐다고 생각한다. 국내 흥행은 확신이 있었는데, 글로벌 기대를 안 했다. 국내 반응이 정말 좋아서 '댓글 알바를 쓰나' 싶어질 정도로 호평이라 저희도 들떠 있었다. 글로벌 반응은 일주일 후에 나와서 '잘 나왔으면 좋겠다'하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기존의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다른 구조, 기대 거리가 있어서 흥행했다고 생각한다.
▲ 어떤 개선이 필요했다고 느꼈을까.
민 이제 막 시즌2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할 단계인 거 같다. 시즌1을 보며 '이런 건 좋고, 이런 건 안 좋다' 이런 것들을 모두 살폈다. 대중의 평가는 항상 소중하고 옳다고 생각한다. 좋다고 칭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단계다.
▲ 시즌1을 하며 예상과 다른 반응이 있었나.
민 다 아시는 부분이겠지만, 모든 게 예상과 달랐다. 예측불가능하다는 게 적절한 표현 같다. 다 만들고 '즐겨주세요' 하는 수준이다.
지 첫 공개가 된 후 편집까지 호평해 칭찬해주시는 걸 보면서 '이 쇼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 느꼈다. 보통 출연진에게만 관심을 받는데, 제작진까지 관심 가져주셔서 '심상치 않다' 싶었다. 팀전에 대한 비선호가 이렇게까지 클까 싶었다. 라운드가 6개, 2개의 팀전이라 그렇게 치우친 미션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선호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피드백을 잘 보고 있는 상황이다.
모 안성재 심사위원이 심사를 할 때마다 의도가 뭐냐고 묻듯 저희 미션 모두 의도가 있어서 배치했다. 일어날 변수까지 예상해서 라운드 미션마다 배치하고, 시청자들이 대한민국 요리사 100명이 모인다고 했을 때, 넷플릭스에 원하는 이 콘텐츠에 다채로움과 다양함이라고 생각했다. 요리쇼가 끊긴 건 이유가 있는데, 그 끊긴 관심에 새로운 부분을 넣어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노력했다. 시즌2 제작이 확정된 만큼 많이 고민하고 더 살펴보려고 한다. ▲ 미션의 공정성 얘기도 나왔다. 레스토랑 같은 경우 말이 많이 나왔다. 레스토랑 미션은 반감도 많았다.
민 레스토랑 미션에 한정된 건 아니지만, '미션이 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 셰프들은 다 프로 아닌가. 100인 미션이나 이런 것들은 '좀 수월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한편으로 의외기도 했다. 안유성 명장님은 서로 항상 감사하다는 말도 많이 한다. 젊은이들이 좋아해 줘서 감사하다고 한다.
지 서바이벌에 다양한 요소를 넣고 싶었다. 라운드별로 보는 재미가 달라지는 느낌으로 구성했다.
▲ 32시간 촬영으로 "힘들었다"라는 반응이 여럿 나왔다.
민 저희는 최대한 업장에 피해가 가지 않게 촬영 일정을 고려했다. 촬영도 일, 월요일로 격주로 했다. 불편함이 없는 촬영이 되도록 했다.
모 다른 서바이벌에 비해 타이트하지 않았다. 자기 업을 걸고 하는 분들이고, 이 오디션 이후 다시 업장으로 돌아가야 해서 절대 피해나 불이익이 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분들의 환경이 안 좋아 베스트의 요리를 선보이지 않도록 했다. 베스트를 선보이기 위해 장소, 환경, 재료 수급까지 몇번이고 체크했다. 한 세션을 끝내고 다시 세팅하는 순간이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더라. 그 부분은 한번 해봤으니까 고려해서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민 촬영은 2개월 정도인데, 기획은 5개월, 촬영에 들어가면 그 전날부터 밤을 새우면서 했다. 이런 시스템이 처음이라 동시간대 요리를 하면서 조리 상황이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그런 것들에 문제가 있는지 시뮬레이션하며 고쳤다.
▲ 식자재가 부족하거나 남는 것에 대한 우려의 반응이 나왔다.
모 자문을 구했고, 그 재료 안에서 만들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조금 모자라거나 했던 분들이 있었다.
민 저희도 식재료가 남는 걸 싫어해서 여러 방안을 고민했는데, 기부하려 하니 상하는 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최대한 나눠 갖고, 냉장 보관하고 최대한 소분했다. 만들어진 음식은 누구는 먹고, 누구는 안먹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폐기한 부분은 있다.
모 정말 최고급 한우가 왔는데, 그 소분한 걸 백 선생님을 안 드려서 두고두고 얘길 듣기도 했다.(웃음)
▲ '흑백요리사'를 보며 '이런 볼거리는 넷플릭스가 아니면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제작비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더라.
민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다. 기획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많은 고민을 나누고 있다. 단순 오디션 프로그램이랑 비교하긴 어려운 지점이라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 편의점 세팅도 PPL이 아니었다. 미션을 구현하기 위한 편의점 세팅만 도움을 주셨다.
민 제품 출시도 별도로 진행된 거 같다. ▲ 안대 씌우는 '밈'은 화제를 상상했나.
민 우리 프로그램에서 가장 화제가 될 장면이라 생각했다. 가장 에너지가 크다고 생각했다. 비주얼을 보기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보고 나니 더 했다.
모 시그니처 볼거리가 될 거라 앞부분에 배치해서 구상을 짰다.
▲ 심사위원 백종원에 대한 우려가 초반에도 있었다.
민 많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심사위원은 오랜만이었다. 식자재에 대한 지식은 그분만 한 분이 없다. 그래서 우려보다 기대가 더 컸다.
모 옆에 누가 있냐에 따라 어떤 모습이 보일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이지 않은 요리 서바이벌의 볼거리, 누가 견제하고 긴장감을 갖게 할 건지 그래서 한자리의 심사위원을 두고 안성재 심사위원으로 정해지기까지 신중히 처리했다.
▲ 시즌2에 누가 나올지도 기대하고 있다. 고든 램지가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모 고든 램지, 섭외 1순위였다. 진지하게 러브콜하려고 한다. 시즌1 오픈하자마자 연락했다.
민 많은 분이 고민하고 계시다. 그리고 시즌1 제작에 있어서 작가님들이 많이 고생하셨다. 그래서 시즌2에서도 고생할 거 같은데, 많이 애쓰고 있다.
모 고생스러운 이유가 흑수저, 백수저로 나누는 것도 얘기할 수 없고 모든 게 비밀이었다. 100명 중 1명이 참가자로 참여해야 하고, 진심으로 커리어와 네임드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진심으로 설득하는 수밖에 없어서 힘들었다. 한달반, 두달반 정도 섭외하던 작가가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무턱대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오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고, 이렇게 계급을 나누는 것도 실례가 아니냐는 친구도 있었다. 오픈되고 노이즈를 위한 구성이 아니라 좀 더 엣지있는 요리쇼를 위한 구성이라 좋았던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 가장 섭외가 어려웠던 셰프는 누군가.
민 본인도 얘기했지만, 중간에 계속 말을 바꿨다. 최현석 셰프가 정말 쉽지 않았다.
모 한번이 아니다. 오늘은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전화를 안 받았다가 그랬다. 정지선 셰프도 정말 바빠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된다 했는데, 수시로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하고 설득했다. 개인적으로 힘든 건 에드워드리 셰프였다. '아이언셰프' 우승에 백악관 국빈 셰프였는데, 이런 분이 나왔으면 좋겠었다. 그래서 일단 메일을 보내라고 했다. 전혀 연락이 없으시다가 '제작진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해서 줌미팅으로 설득했다. 그러다 참여하겠다고 답을 주셨다.
▲ 시즌2 출연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나.
민 시즌2 제작 공지도 안 났는데 시즌2 출연을 원한다는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벌써 이러나 싶어서 놀랐다.
지 요리 실력자들이 많다. 시즌2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다.
▲ 마지막까지 '흑백' 비율이 맞아서 '맞춘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지 제작진도 시청자와 같았다. 심사위원 두 분께 오롯이 맡겼다.
민 우리는 어느 순간 흑흑, 혹은 백백이 돼도 가능한 기획이었다. 그 과정이 재밌게 담기는 게 중요했다. 그 비율에 대한 강박은 없었다. 심사위원들이 맛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그런 결과도 나온 거 같은데, 변태도 아니고 전혀 그런 게 없었다.
모 원래 우승자만 주목받는데, 우리는 탈락자들까지 주목받아서 감사한 거 같다. 라운드마다 다른 셰프들이 보이더라. 100명의 요리사를 모신 게 숫자를 맞추기 위해 모인 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한분한분 모신 건데, 이분들이 라운드마다 다채롭게 주인공이 될 수 있어서 오픈되고 난 후 가장 기뻤던 지점이었다.
▲ 프로그램이 흥행하면서 출연 요리사들의 식당 예약도 힘들어졌다. 예약 청탁도 받을 거 같다.
민 가고 싶더라도 피해 가려 한다.
지 민폐가 되니. 너무 바빠서. 지금은 시청자들을 만나는 시기 같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지 않나. (나폴리) 맛피아 셰프님 10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그 소중한 한자리를 저보고 빼달라고 하지 못하겠더라.
▲큰 사랑을 받으며 '시청자들이 이런 것들에 반응하는구나' 느꼈던 순간들이 있을까.
모 처음에 이렇게 흑백을 나누는 것에 반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요리에 진심인 것을 봐주신 거 같다. 흑수저는 백수저들을 '리스펙'하고, 백수저도 자신들의 흑수저 시절을 생각하며 응원한다. 이런 부분들을 시청자들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신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김학민 PD, 김은지 PD, 모은설 작가는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종영 인터뷰에서 "이제 피드백을 본격적으로 살피고 있다"며 "긍정적인 칭찬도, 비판도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펼친다. 이전까지 요리 서바이벌에서 본 적 없는 파격적인 미션, 마치 스포츠 경기와 무협지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서바이벌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요리에 진심인 흑백 셰프들의 치열한 경쟁, 압도적인 스케일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 결과로 박진감과 도파민을 폭발시켰다.
이와 함께 화제성 역시 '올킬'했다. 공개 직후 4주간 대한민국을 온통 '흑백요리사' 열풍에 몰아넣으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10월 1주차 TV- 통합 조사 결과 드라마와 비드라마 통틀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OTT 예능 최초 한국 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9월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참가자들이 운영하는 식당 역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시즌1 우승자인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예약 플랫폼을 통해 오픈되자마자 11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고, 1인 150만원이라는 암표 거래까지 등장했다.
"제작진은 출연자 셰프들의 레스토랑에 바로 갈 수 있냐"고 묻자, "청탁 요청을 받긴 하는데, 지금은 가지 않는다"며 "지금은 시청자들과 만날 시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은지 PD는 "(나폴리) 맛피아 셰프님 10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그 소중한 한자리를 저보고 빼달라고 하지 못하겠더라"고 덧붙였다. ▲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김학민(이하 민)이 프로그램으로 듣고 싶은 말이 '시즌2 내놓아라' 하는게 좋았다. 공개되고 나서 이 쇼를 얼마나 사랑해주시는데, 시즌2를 할 가치가 있는지 논의하던 와중에 해도 좋지 않겠나 해서 공식적으로 발표가 됐다.
김은지(이하 지)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넷플릭스도 그렇고 한마음 한뜻으로 '시즌2를 가야 한다'고 했고, 마음이 빨리 합쳐졌다.
민 시즌2에 대해 심사위원은 함께하기로 얘기를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거 같다.
▲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았다.
모은설 작가(이하 모) 이전의 요리쇼와 달랐다고 생각한다. 국내 흥행은 확신이 있었는데, 글로벌 기대를 안 했다. 국내 반응이 정말 좋아서 '댓글 알바를 쓰나' 싶어질 정도로 호평이라 저희도 들떠 있었다. 글로벌 반응은 일주일 후에 나와서 '잘 나왔으면 좋겠다'하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기존의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다른 구조, 기대 거리가 있어서 흥행했다고 생각한다.
▲ 어떤 개선이 필요했다고 느꼈을까.
민 이제 막 시즌2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할 단계인 거 같다. 시즌1을 보며 '이런 건 좋고, 이런 건 안 좋다' 이런 것들을 모두 살폈다. 대중의 평가는 항상 소중하고 옳다고 생각한다. 좋다고 칭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단계다.
▲ 시즌1을 하며 예상과 다른 반응이 있었나.
민 다 아시는 부분이겠지만, 모든 게 예상과 달랐다. 예측불가능하다는 게 적절한 표현 같다. 다 만들고 '즐겨주세요' 하는 수준이다.
지 첫 공개가 된 후 편집까지 호평해 칭찬해주시는 걸 보면서 '이 쇼에 대한 사랑이 뜨겁다' 느꼈다. 보통 출연진에게만 관심을 받는데, 제작진까지 관심 가져주셔서 '심상치 않다' 싶었다. 팀전에 대한 비선호가 이렇게까지 클까 싶었다. 라운드가 6개, 2개의 팀전이라 그렇게 치우친 미션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선호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피드백을 잘 보고 있는 상황이다.
모 안성재 심사위원이 심사를 할 때마다 의도가 뭐냐고 묻듯 저희 미션 모두 의도가 있어서 배치했다. 일어날 변수까지 예상해서 라운드 미션마다 배치하고, 시청자들이 대한민국 요리사 100명이 모인다고 했을 때, 넷플릭스에 원하는 이 콘텐츠에 다채로움과 다양함이라고 생각했다. 요리쇼가 끊긴 건 이유가 있는데, 그 끊긴 관심에 새로운 부분을 넣어 관심을 불러일으키려 노력했다. 시즌2 제작이 확정된 만큼 많이 고민하고 더 살펴보려고 한다. ▲ 미션의 공정성 얘기도 나왔다. 레스토랑 같은 경우 말이 많이 나왔다. 레스토랑 미션은 반감도 많았다.
민 레스토랑 미션에 한정된 건 아니지만, '미션이 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 셰프들은 다 프로 아닌가. 100인 미션이나 이런 것들은 '좀 수월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한편으로 의외기도 했다. 안유성 명장님은 서로 항상 감사하다는 말도 많이 한다. 젊은이들이 좋아해 줘서 감사하다고 한다.
지 서바이벌에 다양한 요소를 넣고 싶었다. 라운드별로 보는 재미가 달라지는 느낌으로 구성했다.
▲ 32시간 촬영으로 "힘들었다"라는 반응이 여럿 나왔다.
민 저희는 최대한 업장에 피해가 가지 않게 촬영 일정을 고려했다. 촬영도 일, 월요일로 격주로 했다. 불편함이 없는 촬영이 되도록 했다.
모 다른 서바이벌에 비해 타이트하지 않았다. 자기 업을 걸고 하는 분들이고, 이 오디션 이후 다시 업장으로 돌아가야 해서 절대 피해나 불이익이 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분들의 환경이 안 좋아 베스트의 요리를 선보이지 않도록 했다. 베스트를 선보이기 위해 장소, 환경, 재료 수급까지 몇번이고 체크했다. 한 세션을 끝내고 다시 세팅하는 순간이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더라. 그 부분은 한번 해봤으니까 고려해서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민 촬영은 2개월 정도인데, 기획은 5개월, 촬영에 들어가면 그 전날부터 밤을 새우면서 했다. 이런 시스템이 처음이라 동시간대 요리를 하면서 조리 상황이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그런 것들에 문제가 있는지 시뮬레이션하며 고쳤다.
▲ 식자재가 부족하거나 남는 것에 대한 우려의 반응이 나왔다.
모 자문을 구했고, 그 재료 안에서 만들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조금 모자라거나 했던 분들이 있었다.
민 저희도 식재료가 남는 걸 싫어해서 여러 방안을 고민했는데, 기부하려 하니 상하는 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최대한 나눠 갖고, 냉장 보관하고 최대한 소분했다. 만들어진 음식은 누구는 먹고, 누구는 안먹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폐기한 부분은 있다.
모 정말 최고급 한우가 왔는데, 그 소분한 걸 백 선생님을 안 드려서 두고두고 얘길 듣기도 했다.(웃음)
▲ '흑백요리사'를 보며 '이런 볼거리는 넷플릭스가 아니면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제작비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더라.
민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다. 기획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많은 고민을 나누고 있다. 단순 오디션 프로그램이랑 비교하긴 어려운 지점이라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 편의점 세팅도 PPL이 아니었다. 미션을 구현하기 위한 편의점 세팅만 도움을 주셨다.
민 제품 출시도 별도로 진행된 거 같다. ▲ 안대 씌우는 '밈'은 화제를 상상했나.
민 우리 프로그램에서 가장 화제가 될 장면이라 생각했다. 가장 에너지가 크다고 생각했다. 비주얼을 보기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보고 나니 더 했다.
모 시그니처 볼거리가 될 거라 앞부분에 배치해서 구상을 짰다.
▲ 심사위원 백종원에 대한 우려가 초반에도 있었다.
민 많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심사위원은 오랜만이었다. 식자재에 대한 지식은 그분만 한 분이 없다. 그래서 우려보다 기대가 더 컸다.
모 옆에 누가 있냐에 따라 어떤 모습이 보일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이지 않은 요리 서바이벌의 볼거리, 누가 견제하고 긴장감을 갖게 할 건지 그래서 한자리의 심사위원을 두고 안성재 심사위원으로 정해지기까지 신중히 처리했다.
▲ 시즌2에 누가 나올지도 기대하고 있다. 고든 램지가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모 고든 램지, 섭외 1순위였다. 진지하게 러브콜하려고 한다. 시즌1 오픈하자마자 연락했다.
민 많은 분이 고민하고 계시다. 그리고 시즌1 제작에 있어서 작가님들이 많이 고생하셨다. 그래서 시즌2에서도 고생할 거 같은데, 많이 애쓰고 있다.
모 고생스러운 이유가 흑수저, 백수저로 나누는 것도 얘기할 수 없고 모든 게 비밀이었다. 100명 중 1명이 참가자로 참여해야 하고, 진심으로 커리어와 네임드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진심으로 설득하는 수밖에 없어서 힘들었다. 한달반, 두달반 정도 섭외하던 작가가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무턱대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오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고, 이렇게 계급을 나누는 것도 실례가 아니냐는 친구도 있었다. 오픈되고 노이즈를 위한 구성이 아니라 좀 더 엣지있는 요리쇼를 위한 구성이라 좋았던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 가장 섭외가 어려웠던 셰프는 누군가.
민 본인도 얘기했지만, 중간에 계속 말을 바꿨다. 최현석 셰프가 정말 쉽지 않았다.
모 한번이 아니다. 오늘은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전화를 안 받았다가 그랬다. 정지선 셰프도 정말 바빠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된다 했는데, 수시로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하고 설득했다. 개인적으로 힘든 건 에드워드리 셰프였다. '아이언셰프' 우승에 백악관 국빈 셰프였는데, 이런 분이 나왔으면 좋겠었다. 그래서 일단 메일을 보내라고 했다. 전혀 연락이 없으시다가 '제작진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해서 줌미팅으로 설득했다. 그러다 참여하겠다고 답을 주셨다.
▲ 시즌2 출연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나.
민 시즌2 제작 공지도 안 났는데 시즌2 출연을 원한다는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벌써 이러나 싶어서 놀랐다.
지 요리 실력자들이 많다. 시즌2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다.
▲ 마지막까지 '흑백' 비율이 맞아서 '맞춘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지 제작진도 시청자와 같았다. 심사위원 두 분께 오롯이 맡겼다.
민 우리는 어느 순간 흑흑, 혹은 백백이 돼도 가능한 기획이었다. 그 과정이 재밌게 담기는 게 중요했다. 그 비율에 대한 강박은 없었다. 심사위원들이 맛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그런 결과도 나온 거 같은데, 변태도 아니고 전혀 그런 게 없었다.
모 원래 우승자만 주목받는데, 우리는 탈락자들까지 주목받아서 감사한 거 같다. 라운드마다 다른 셰프들이 보이더라. 100명의 요리사를 모신 게 숫자를 맞추기 위해 모인 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한분한분 모신 건데, 이분들이 라운드마다 다채롭게 주인공이 될 수 있어서 오픈되고 난 후 가장 기뻤던 지점이었다.
▲ 프로그램이 흥행하면서 출연 요리사들의 식당 예약도 힘들어졌다. 예약 청탁도 받을 거 같다.
민 가고 싶더라도 피해 가려 한다.
지 민폐가 되니. 너무 바빠서. 지금은 시청자들을 만나는 시기 같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지 않나. (나폴리) 맛피아 셰프님 10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그 소중한 한자리를 저보고 빼달라고 하지 못하겠더라.
▲큰 사랑을 받으며 '시청자들이 이런 것들에 반응하는구나' 느꼈던 순간들이 있을까.
모 처음에 이렇게 흑백을 나누는 것에 반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요리에 진심인 것을 봐주신 거 같다. 흑수저는 백수저들을 '리스펙'하고, 백수저도 자신들의 흑수저 시절을 생각하며 응원한다. 이런 부분들을 시청자들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신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