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대합실을 빠져나와 렌터카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대합실을 빠져나와 렌터카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관광객 효과로 제주 관광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당시 정점을 찍었던 내국인 관광객 수가 다소 줄었지만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역 여행업계는 10월 첫 주 황금연휴 특수를 시작으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369만명이다. 앞서 제주관광협회가 발표한 7~8월 관광객입도현황 확정치(251만6883명)에 9월 잠정치(118만2467명)를 더한 수치다. 이는 전년 동기(342만9829명) 대비 7.9% 늘어난 규모다. 잠정치와 확정치는 2~3%가량 차이가 나는 걸 감안해도 5%가량 증가한 셈이다.

3분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외국인들 몫이 컸다. 3분기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8만5296명에 달했다. 전년 동기(25만6229명) 대비 128%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7월 114%, 8월 152%, 9월 119%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증가율이 높았던 8월은 총 21만1947명이 방문해 7년 만에 월간 외국인 관광객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당시 해외여행 대체지로 제주가 급부상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다. 게다가 올해 초부터 바가지요금, 서비스 논란이 잇따르면서 내국인 관광객은 다소 줄었다.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세를 보였고 2분기엔 5.9% 줄었다. 7~8월 성수기부터 방문객이 늘면서 3분기에는 2.1% 감소로 올라왔다.

제주 여행업계는 4분기에도 관광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월 초 국군의 날 황금연휴 기간과 중국 국경절까지 겹치면서다. 관광협회에 따르면 국군의 날 황금연휴가 시작됐던 지난달 27일부터 10월6일까지 10일간 제주도 방문 관광객 수는 40만17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평균 4만명이 제주를 다녀간 셈이다. 앞서 협회가 예상했던 39만명보다 1만명가량 많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생긴 황금연휴에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짧았던 황금연휴에 해외 대신 제주를 찾은 여행객이 늘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돌염전을 찾은 관광객들이 바다 정취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돌염전을 찾은 관광객들이 바다 정취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달 30일 누적 9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13일)와 비교하면 보름 이상 늦었지만, 방문객 감소 폭이 점차 둔화하는 모양새다. 외국인 관광객은 1일 150만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3분기 매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호텔과 카지노 매출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3분기 매출 1296억500만원을 올렸다. 지난 2분기(매출 1041억1100만원)에 이어 2분기 연속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이다.

회사 측은 "8월 극성수기를 지난데다 10월 초 중국 국경절까지 앞둔 영향으로 9월은 비교적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중국 외에 일본, 대만, 홍콩을 비롯해 싱가포르,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의 외국인 입도객이 월 20만명 수준을 보이면서 카지노 매출도 월 3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의 기초체력을 충분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10월 국경절 특수와 함께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