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호떡' 뉴욕 가더니 반응 폭발…줄 서서 먹는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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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30년 장사 이명연 요리사 訪美
코리아타운 팝업 '호떡'서 직접 만들어 팔아
코리아타운 팝업 '호떡'서 직접 만들어 팔아
바람이 선선해진 지난 9일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한 뉴요커가 종이컵에 담긴 호떡을 베어물며 걸어갔다. 그가 나온 작은 가게 앞엔 한글로 ‘호떡(hot-teok)’이라고 적힌 입간판이 섰다. 가게 밖까지 늘어선 대기 줄 속 제시 마커스씨는 “지난 2월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호떡 레시피를 보고 먹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여기서 팔길래 와봤다”고 했다.
미식의 도시 뉴욕. 전 세계 파인다이닝과 스트리트푸드가 모두 모인 이 도시에 ‘남대문 호떡’이 등장했다. 맨해튼 32번가 코리아타운의 안젤리나 베이커리 매장이 ‘맨해튼 호떡집’으로 변신하면서다.
지난 8월 말 팝업스토어로 문을 연 이곳에선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30년 가까이 호떡을 만들어온 ‘호떡 장인’ 이명연 요리사가 직접 호떡을 굽고 있었다. 흑설탕호떡과 치즈호떡, 불고기호떡 등 남대문 명물로 유명했던 메뉴를 그대로 가져왔다. 갓 구워진 호떡은 한국에서처럼 반으로 접힌 채 종이컵에 담긴다.
줄지어 기다렸다 흑설탕호떡을 받아든 제시씨는 “벨기에 와플처럼 설탕가루가 씹히는 게 맛있고 식감도 즐겁다”고 호평했다. 코리아타운 근처에서 일한다는 아니카씨는 “달콤하면서도 지나치게 달지 않은 점이 좋다”며 “또 와서 먹을 것 같다”고 했다.
널찍한 철판에 딱 맞는 온도에서 자글자글 끓는 기름, 찹쌀가루를 배합한 반죽까지 남대문시장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이 요리사가 만드는 호떡 반죽은 한국 전역 지방 시장에 납품될 정도로 정평이 났다. 그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매일 새벽 찹쌀가루를 넣은 반죽을 신선하게 만들고 있다”며 “원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이곳의 물과 재료에 맞춰 배합을 다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호떡을 사갔던 사람이 다음날 재방문해 ‘생각나서 또 왔다’고 했을 때 ‘미국에서도 통하는구나’ 싶어서 기뻤다”고 웃었다.
이 요리사를 뉴욕으로 스카우트해 호떡집을 연다는 아이디어는 토니 박 QB호스피탈리티 대표가 냈다. 이탈리아 태생 재미동포인 그는 맨해튼에서 안젤리나(베이커리), 안토야(한식당), 안토야(비비큐) 등을 줄줄이 성공시키며 뉴욕 레스토랑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인물이다.
박 대표는 이번 호떡집 오픈을 위해 투자금 35만달러(약 4억7000만원)를 마련했다. 가게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도 호떡집에 맞춰 새단장했다. 그는 “맨해튼에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스트리트푸드에 대한 수요가 높고 음식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도 많다”며 “달콤하면서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호떡이 전 세계 음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맨해튼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현지 입맛에 맞춘 새로운 호떡 메뉴를 개발하고 배달 서비스, 팝업스토어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출근하며 아침을 사먹는 뉴요커들을 겨냥해 오전엔 ‘길거리 토스트’도 판다.
그는 “뉴요커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자신했다. 실제 미국에서 이제 불고기, 잡채, 김밥 같은 한식 대표 메뉴는 마트에서도 냉동식품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한식은 건강한 식재료와 균형 잡힌 영양소 덕분에 웰빙을 추구하는 뉴요커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며 “다문화적인 뉴욕 음식 문화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
미식의 도시 뉴욕. 전 세계 파인다이닝과 스트리트푸드가 모두 모인 이 도시에 ‘남대문 호떡’이 등장했다. 맨해튼 32번가 코리아타운의 안젤리나 베이커리 매장이 ‘맨해튼 호떡집’으로 변신하면서다.
지난 8월 말 팝업스토어로 문을 연 이곳에선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30년 가까이 호떡을 만들어온 ‘호떡 장인’ 이명연 요리사가 직접 호떡을 굽고 있었다. 흑설탕호떡과 치즈호떡, 불고기호떡 등 남대문 명물로 유명했던 메뉴를 그대로 가져왔다. 갓 구워진 호떡은 한국에서처럼 반으로 접힌 채 종이컵에 담긴다.
줄지어 기다렸다 흑설탕호떡을 받아든 제시씨는 “벨기에 와플처럼 설탕가루가 씹히는 게 맛있고 식감도 즐겁다”고 호평했다. 코리아타운 근처에서 일한다는 아니카씨는 “달콤하면서도 지나치게 달지 않은 점이 좋다”며 “또 와서 먹을 것 같다”고 했다.
널찍한 철판에 딱 맞는 온도에서 자글자글 끓는 기름, 찹쌀가루를 배합한 반죽까지 남대문시장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이 요리사가 만드는 호떡 반죽은 한국 전역 지방 시장에 납품될 정도로 정평이 났다. 그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매일 새벽 찹쌀가루를 넣은 반죽을 신선하게 만들고 있다”며 “원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이곳의 물과 재료에 맞춰 배합을 다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호떡을 사갔던 사람이 다음날 재방문해 ‘생각나서 또 왔다’고 했을 때 ‘미국에서도 통하는구나’ 싶어서 기뻤다”고 웃었다.
이 요리사를 뉴욕으로 스카우트해 호떡집을 연다는 아이디어는 토니 박 QB호스피탈리티 대표가 냈다. 이탈리아 태생 재미동포인 그는 맨해튼에서 안젤리나(베이커리), 안토야(한식당), 안토야(비비큐) 등을 줄줄이 성공시키며 뉴욕 레스토랑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인물이다.
박 대표는 이번 호떡집 오픈을 위해 투자금 35만달러(약 4억7000만원)를 마련했다. 가게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도 호떡집에 맞춰 새단장했다. 그는 “맨해튼에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스트리트푸드에 대한 수요가 높고 음식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도 많다”며 “달콤하면서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호떡이 전 세계 음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맨해튼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현지 입맛에 맞춘 새로운 호떡 메뉴를 개발하고 배달 서비스, 팝업스토어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출근하며 아침을 사먹는 뉴요커들을 겨냥해 오전엔 ‘길거리 토스트’도 판다.
그는 “뉴요커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자신했다. 실제 미국에서 이제 불고기, 잡채, 김밥 같은 한식 대표 메뉴는 마트에서도 냉동식품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한식은 건강한 식재료와 균형 잡힌 영양소 덕분에 웰빙을 추구하는 뉴요커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며 “다문화적인 뉴욕 음식 문화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