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발생한 직원 폭행 사건에 대해 "상대를 제거하고 국민 편 가르는 정치만 남으니, 국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고 10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서 "평산책방에서 벌어진 끔찍한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갈수록 과격해지고 또 많아지는 폭력행태를 보며 정치의 역할을 돌아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이해가 얽혀 있는 인간사회에서 갈등은 필연이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며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하고 통합하는 정치의 역할을 되찾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정치는 그렇지 못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인정하고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균열과 갈등을 먹고 사는 '적대 정치'로 변질됐다"며 "상대를 제거하고 국민 편 가르는 정치만 남으니 국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심각한 위기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적대 정치를 종식하고, 정치의 본질을 복원해야 한다"며 "통합의 정치, 상생하는 사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가 지금의 정치에 부여한 책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앞서 울산지법 영장판사는 지난 8일 오후 7시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40대 책방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책방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6시)이 끝나 나가달라는 직원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며 마구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은 문 전 대통령이 양산에서 이 대표 등을 만난 날이다.

평산책방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건 당일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사회는 "9월 8일 일요일 밤 20대 괴한은 책방 대문을 닫고 퇴근하려던 40대 여직원에게 '오늘 이재명 대표는 왔다 갔느냐?',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며 직원의 스마트폰을 낚아채 두 동강 내고 주먹과 발길로 마구잡이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평산책방은 "책방 윗마당에서 시작된 폭력은 아랫마당, 대문 밖, 마을 안길, 길가 주택의 벽, 심지어 길 아래 밭으로까지 이어졌다. 두 차례나 길 밑으로 밀쳐 굴러 떨어트리고 발로 밟아댔다"며 "몇몇 마을 주민이 나와서 막아도 폭력은 이어졌고, 여러 주민이 몰려나온 뒤에야 가까스로 멈추게 할 수 있었다. 무려 8분간 살의가 번득이는 끔찍한 폭행이 자행됐다"고 했다.

평산책방은 "현재 피해자의 상태는 참혹하다. 왼쪽 팔이 부러졌고 갈비뼈와 척추뼈도 골절됐다. 뒷머리 쪽으로는 혹이 심하게 올라왔다"며 "골절된 팔은 절개 후 철심을 박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나, 부기가 너무 심해 수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완치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