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지금이라도 팔까"…증권사 AI 반도체株 '매수' 일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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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8월 블랙 먼데이' 못 벗어나
AI 고점론에 이어 경기 침체 우려까지 재부각
국내 증권사, 반도체 주식 "이때 사라"
외국인·기관 대량 매도 속 나온 '매수' 의견
"D램 가격 하락 일시적…AI 고점론 아직 아냐" 올해 증시 주도주로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던 반도체 업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발(發) 경기둔화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블랙 먼데이' 사태 이후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다. AI 고점론마저 불거지고 있으나 정작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반도체 종목을 '더 사라'는 투자의견을 내놔 이목을 끌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20.7% 급락했다. 이 기간 AI 반도체주로 불리는 SK하이닉스 주가도 18.7%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주가도 각각 18.7%, 23.3% 주저앉았다. AI 수혜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둔화됐단 지적이 잇따르면서 반도체 업종이 한 달 전 폭락한 블랙 먼데이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최근 D램 가격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반도체 다운사이클 진입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여기에 새로운 메모리 수요를 이끄는 AI 산업과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에 대한 거품론이 나오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번 주가 조정을 매집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반도체주의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는 것인데, 정작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반도체 종목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394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4098억원 팔았다. 삼성전자에선 외국인이 4조원어치를, 기관은 2조원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반도체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총 158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가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가 AI 고점론과 함께 주도주 지위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내 증권사 대부분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단기적인 이슈라고 평가하고 있다. AI 과잉투자에 따른 서버 수요 둔화의 명확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고 있단 이유에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이 다운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일부 제품에서 확인되는 소폭 가격 하락은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적 성장성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경기 침체 신호가 재부각됐단 점에서 당분간은 반도체주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 주가는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차 급락해 심리적인 손상이 컸다"며 "당분간 경계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반도체株 '8월 블랙 먼데이' 못 벗어나
AI 고점론에 이어 경기 침체 우려까지 재부각
국내 증권사, 반도체 주식 "이때 사라"
외국인·기관 대량 매도 속 나온 '매수' 의견
"D램 가격 하락 일시적…AI 고점론 아직 아냐" 올해 증시 주도주로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던 반도체 업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발(發) 경기둔화 우려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블랙 먼데이' 사태 이후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다. AI 고점론마저 불거지고 있으나 정작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반도체 종목을 '더 사라'는 투자의견을 내놔 이목을 끌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20.7% 급락했다. 이 기간 AI 반도체주로 불리는 SK하이닉스 주가도 18.7%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주가도 각각 18.7%, 23.3% 주저앉았다. AI 수혜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둔화됐단 지적이 잇따르면서 반도체 업종이 한 달 전 폭락한 블랙 먼데이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최근 D램 가격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반도체 다운사이클 진입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여기에 새로운 메모리 수요를 이끄는 AI 산업과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에 대한 거품론이 나오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반도체株 폭락에도…증권가 "더 사라"
이 와중에 반도체 업종에 대한 국내 증권사 투자 리포트는 '매수' 일색이다. 일부 증권사는 개별 반도체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으나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던 지난달부터 '중립' 또는 '매도'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리포트는 단 한 건도 없었다.대부분의 증권사가 이번 주가 조정을 매집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반도체주의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는 것인데, 정작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반도체 종목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394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4098억원 팔았다. 삼성전자에선 외국인이 4조원어치를, 기관은 2조원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반도체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총 158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가 하락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가 AI 고점론과 함께 주도주 지위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내 증권사 대부분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단기적인 이슈라고 평가하고 있다. AI 과잉투자에 따른 서버 수요 둔화의 명확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고 있단 이유에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이 다운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일부 제품에서 확인되는 소폭 가격 하락은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일시적인 현상 vs 당분간 반등 어려워
최근 D램 가격 하락 배경을 두고선 일시적인 현상이란 분석도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요처의 부품 재고 비축이 일단락되며 단기 가격 정체기가 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세트 수요의 급격한 부진이 동반되지 않는 한 정체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엔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도체 업종의 중장기적 성장성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경기 침체 신호가 재부각됐단 점에서 당분간은 반도체주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 주가는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차 급락해 심리적인 손상이 컸다"며 "당분간 경계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