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과 10년 동행한 송영한, 첫날부터 상승세 탔다
“일본 선수들이 저를 ‘호스트 프로’라고 불러요.(웃음) 제 후원사인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하고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정말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5일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송영한(33·사진)은 까맣게 탄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인천 영종도 클럽72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 경기에서 송영한은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를 1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 엄재웅에게 3타 뒤진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이날 영종도에는 오후 3시까지 수시로 장대비가 쏟아져 선수들을 애먹였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송영한 역시 악천후로 위기를 맞았다. 그는 “비가 한참 쏟아지던 시간에 하필 가장 어려운 홀 중 하나인 3번홀(파3)에 있었고 티샷이 짧게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며 “그래도 파세이브에 성공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든 송영한은 이후 버디 3개를 잡아내며 리더보드 상단으로 치고 올라갔다.

2014년 시작된 송영한과 신한금융의 동행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신한금융은 송영한의 군복무 기간에도, 송영한이 다소 저조할 때도 든든한 후원자로서 그를 지원했다.신한금융의 응원에 힘입어 송영한은 긴 슬럼프를 극복했고, 지난해 JGTO 산산 KBC오거스타에서 통산 2승을 거두며 JGTO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은 JGTO 상금랭킹 19위, 그린적중률 2위(73.194%)를 달리고 있다.

신한동해오픈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JGTO,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다. 신한금융의 간판선수답게 송영한은 호스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이 대회에 출전하는 일본 선수 5명에게 돼지갈비를 대접하는 ‘송영한 인비테이셔널’을 열었다고 한다. 일본 간판스타 이시카와 료에게 출전을 적극 권유한 것도 송영한이다. 그런 그에게 일본 동료들은 “호스트 프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송영한은 이번 대회 목표 가운데 하나로 “중계 화면에 자주 잡히기”를 꼽았다. 그는 “매해 이 대회에 대한 책임감이 더해진다”며 “경기를 잘 치러서 중계를 통해 골프팬들에게 후원사들 이름을 더 열심히 알리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본격적인 하반기 시즌을 앞두고 송영한은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상반기에 경기가 격주 단위로 있어서 경기 감각을 이어가기 다소 어려웠다”며 “하반기에는 경기가 매주 이어진다. 본격적으로 기세를 올려 3승까지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영종도=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