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덥다고 생수병 얼려서 다녔다간…" 폭탄 경고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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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린 플라스틱 용기서 미세플라스틱 다량 검출"
"가열·소독·상온 상태보다 더 많이 나와"
"가열·소독·상온 상태보다 더 많이 나와"
"생수병을 기울여 얼려보세요"
생수병에 물을 얼릴 때 물을 반절만 담고 눕힌 채 얼리면 입구가 막히지 않아 물이나 음료를 바로 담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여름마다 '꿀팁'이라며 퍼지고 있는 방법이다.
무더운 여름철 야외 활동을 위해 플라스틱 생수병을 얼리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회용 페트병을 얼리면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험은 두께 2.2mm의 PPR 소재 용기에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물을 담은 뒤 △동결·해동을 반복한 경우 △염소 소독을 한 경우 △가열한 경우 △가만히 뒀을 경우 미세플라스틱 용출량을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PPR은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일종으로 물 공급용 파이프 등에 쓰이는 소재다.
분석 결과 동결·해동을 반복한 플라스틱 용기 내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하루 70~22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가열했을 때는 하루 70~130개, 염소 소독을 했을 때는 60~16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용기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3~66개 정도 검출됐다. 용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는 4~9마이크로미터(㎛)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얼렸을 때 미세플라스틱이 가장 용출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병에 물을 담아 얼려 마시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세포독성,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국내 연구진인 독고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도 먹는물네트워크를 통해 "여름철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을 얼려서 마시는 것은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사람 한 명이 매주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1장(약 5g) 분량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사람의 경동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돼, 심근경색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추적 관찰 결과도 나오는 상황이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일상생활 속 플라스틱은 대개 상온에서 잘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구조로, 온도가 극히 높거나 낮은 경우 본래 설계했던 대로 사용하기 어렵다"면서 얼린 페트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나오는 이유에 관해 진단했다.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플라스틱에 균열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실한 사실로 입증된 건 없으나, 나노 입자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거나 흡입했을 때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된다는 점은 여러 연구가 밝혀낸 바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쌓여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모를 때는 보건학적 관점에서 위험하다고 가정하고 이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프라이팬의 코팅 면도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코팅이 벗겨지면 사용하지 말라는 것도 페트병과 같은 이유"라면서 "가급적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생수병에 물을 얼릴 때 물을 반절만 담고 눕힌 채 얼리면 입구가 막히지 않아 물이나 음료를 바로 담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여름마다 '꿀팁'이라며 퍼지고 있는 방법이다.
무더운 여름철 야외 활동을 위해 플라스틱 생수병을 얼리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회용 페트병을 얼리면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플라스틱 얼리면 미세플라스틱 더 나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중국 저장대 공동 연구팀은 플라스틱 용기를 얼렸다 다시 녹이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실험은 두께 2.2mm의 PPR 소재 용기에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물을 담은 뒤 △동결·해동을 반복한 경우 △염소 소독을 한 경우 △가열한 경우 △가만히 뒀을 경우 미세플라스틱 용출량을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PPR은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일종으로 물 공급용 파이프 등에 쓰이는 소재다.
분석 결과 동결·해동을 반복한 플라스틱 용기 내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하루 70~22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가열했을 때는 하루 70~130개, 염소 소독을 했을 때는 60~16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용기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3~66개 정도 검출됐다. 용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는 4~9마이크로미터(㎛)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얼렸을 때 미세플라스틱이 가장 용출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병에 물을 담아 얼려 마시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세포독성,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국내 연구진인 독고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도 먹는물네트워크를 통해 "여름철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을 얼려서 마시는 것은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세플라스틱, 피해야 하는 이유는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하며 특히 1㎛ 이하는 '나노(Nano) 플라스틱'이라 불린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바닷물을 비롯해 토양·대기 등 모든 환경에 분포해, 현실적으로 섭취·흡입을 차단할 수는 없다.사람 한 명이 매주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1장(약 5g) 분량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사람의 경동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돼, 심근경색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추적 관찰 결과도 나오는 상황이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일상생활 속 플라스틱은 대개 상온에서 잘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구조로, 온도가 극히 높거나 낮은 경우 본래 설계했던 대로 사용하기 어렵다"면서 얼린 페트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나오는 이유에 관해 진단했다.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플라스틱에 균열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실한 사실로 입증된 건 없으나, 나노 입자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거나 흡입했을 때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된다는 점은 여러 연구가 밝혀낸 바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쌓여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모를 때는 보건학적 관점에서 위험하다고 가정하고 이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프라이팬의 코팅 면도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코팅이 벗겨지면 사용하지 말라는 것도 페트병과 같은 이유"라면서 "가급적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