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AI가 부른 전력수요 100GW 시대…"송전망 확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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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 역대 최대
폭염 길어져 정부 예상치 넘어
공급예비율 8.8%로 올 최저치
"수도권에 LNG 발전소 검토해야"
폭염 길어져 정부 예상치 넘어
공급예비율 8.8%로 올 최저치
"수도권에 LNG 발전소 검토해야"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전기 사용량이 정부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어 송전망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1도를 기록한 전날 오후 2~3시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치는 102.3GW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7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100.6GW)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전력 총수요 추계치란 전력시장 내 수요에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밖 수요까지 합친 것이다.
이날 오후 6시 전력시장 내 최대 전력 수요는 94.64GW로 2022년 12월 23일 기록한 최대치(94.509GW)를 넘어섰다. 전력시장 밖 수요를 합친 총수요 추계치도 이날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이달 5~9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불볕더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력 수요 절정 기간도 늦춰지고 있다. 지난 7일 전력 총수요 추계치는 100.2GW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 100GW를 넘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폭염과 열대야가 최소 열흘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전력 수요가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전 100기를 돌려야 감당할 수 있는 전력량인 100GW가 여름철마다 일상적으로 필요해지는 것이다.
냉방 수요 급증 외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 비중 확대, 인공지능(AI)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소비가 구조적으로 늘면서 전력 공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력 공급에서 전력 수요를 뺀 여유분을 뜻하는 전력공급예비율은 12일 8.8%(8.4GW)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전력공급예비율이 10% 미만으로 내려가면 정부는 경계 태세에 들어가고, 5% 미만이면 비상 대응에 나선다. 전력수급경보를 발령하고 국민에게 전기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다. 예비율 8.8%는 원전 8기 분량의 여유분이 있다는 뜻이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불 등 송전망을 가동할 수 없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거나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면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송전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한울 1~2호기가 2022년 12월과 지난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지만 생산한 전기를 옮기는 송전망이 부족해 공급 능력만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같은 수도권 첨단산업을 받쳐주려면 송전망을 확충하는 한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 계획 중 일부를 수도권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1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1도를 기록한 전날 오후 2~3시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치는 102.3GW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7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100.6GW)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전력 총수요 추계치란 전력시장 내 수요에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밖 수요까지 합친 것이다.
이날 오후 6시 전력시장 내 최대 전력 수요는 94.64GW로 2022년 12월 23일 기록한 최대치(94.509GW)를 넘어섰다. 전력시장 밖 수요를 합친 총수요 추계치도 이날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이달 5~9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불볕더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력 수요 절정 기간도 늦춰지고 있다. 지난 7일 전력 총수요 추계치는 100.2GW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 100GW를 넘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폭염과 열대야가 최소 열흘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전력 수요가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전 100기를 돌려야 감당할 수 있는 전력량인 100GW가 여름철마다 일상적으로 필요해지는 것이다.
냉방 수요 급증 외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 비중 확대, 인공지능(AI)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소비가 구조적으로 늘면서 전력 공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력 공급에서 전력 수요를 뺀 여유분을 뜻하는 전력공급예비율은 12일 8.8%(8.4GW)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전력공급예비율이 10% 미만으로 내려가면 정부는 경계 태세에 들어가고, 5% 미만이면 비상 대응에 나선다. 전력수급경보를 발령하고 국민에게 전기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다. 예비율 8.8%는 원전 8기 분량의 여유분이 있다는 뜻이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불 등 송전망을 가동할 수 없는 비상사태가 발생하거나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면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송전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한울 1~2호기가 2022년 12월과 지난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지만 생산한 전기를 옮기는 송전망이 부족해 공급 능력만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같은 수도권 첨단산업을 받쳐주려면 송전망을 확충하는 한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 계획 중 일부를 수도권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