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인재개발원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인천 심곡동에 있는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는 청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100여명 입주해있다. 한은이 전기차 화재로 수도와 전기가 끊겨 이재민이 된 주민들을 지난 5일부터 수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신현열 한은 인재개발원장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총 33세대 104명이 지난밤 인재개발원 숙소에서 지냈다"며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EQE 화재 사고로 전기와 수도가 끊겨 불편을 겪고 있던 주민들이다. 한은은 인재개발원 내에 활용 가능한 숙소 40곳을 개방해 총 130명을 수용할 계획이었으나 다른 숙소를 구한 일부 세대가 신청을 취소하면서 현재 33세대 104명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한은 인재개발원에선 숙소 제공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인천 서구청에서 숙소 협조 요청이 들어왔지만 휴가철이라 자리를 비운 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신 원장은 "지난 주말부터 사태가 장기화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숙소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며 "다행히 연수 일정이 없는 기간이어서 무리 없이 수용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비 등 부대비용은 기존 예산으로 감당해야 하지만 구청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와줘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고생이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인재개발원을 이재민에게 개방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여름에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파행을 겪으면서 야영장을 떠난 케냐 대표단 57명에게 숙소를 제공했다. 꼭 1년만에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신 원장은 "다행히 수도는 복구가 된 것으로 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분들이 점차 늘면서 다음주부터는 연수 업무를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