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X울버린, 쎈캐들로 마블 최초 청불 등급! 천박하고도 영악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리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2024)
한없이 천박하고 사랑스럽다
'변종 슈퍼 히어로'의 영적 로맨스
고어하고 코믹한, 욕설에 농담까지
140여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오프닝
마블 유니버스서 최초로 R등급
울버린 귀환으로 배가한 히어로의 활약
한없이 천박하고 사랑스럽다
'변종 슈퍼 히어로'의 영적 로맨스
고어하고 코믹한, 욕설에 농담까지
140여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오프닝
마블 유니버스서 최초로 R등급
울버린 귀환으로 배가한 히어로의 활약
엔싱크의 'Bye, Bye, Bye'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흘러나온다. 빨간 수트를 입은 존재(아마도 슈퍼 히어로로 추정되는)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며 (엔싱크를 능가하는 완벽한 안무에 주목!) 그를 잡으러 온 무리들을 향해 해골의 뼛조각을 날리기 시작한다. 적의 정수리, 엉덩이, 눈알 등을 관통하며 부유하는 뼛조각 위로 핏빛 오프닝 크레딧이 적힌다.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 숀 레비 (그리고 이하 참여자들).
아마도 140여년 동안의 영화 역사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고어하면서도 코믹한 오프닝으로 남을 서막은 이번에 개봉한 마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숀 레비, 2024) 의 오프닝 크레딧 시퀀스다. 데드풀 시리즈는 마블 유니버스(MCU)에서 최초로 R 등급을 받은 영화로 영화의 오프닝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의) 폭력묘사와 수위 높은 욕, 그리고 성적 농담으로 가득한 ‘변종 슈퍼 히어로물’이다.
데드풀 시리즈의 시그니쳐 – 전라도 스타일의 하드코어 욕을 넘어서는 데드풀의 문학적인(?) 욕설과 쉬지 않는 농담 – 은 물론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기대되는 지점은 역시 <로건>에서 장렬히 전사했던 울버린의 귀환이다. 이야기는 ‘히어로 커리어’를 은퇴한 후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는 웨이드의 일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여자친구, 카산드라와도 이별한 그는 외롭지만 그럼에도 그를 보살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평온한 인생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카산드라와 친구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하던 중, TVA (Time Variance Authorities, 시간관리국)의 요원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TVA의 관리인, 패러독스는 데드풀/웨이드 세계의 중심인물인 울버린이 죽었기 때문에 그의 세계는 곧 소멸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이에 데드풀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곧 없어질 세계를 버리고 TVA의 약속을 따라 다른 세계에서 어벤져스와 활약할 것인지, 다른 세계로 넘어가 울버린을 구해서 친구들이 살고있는 지금 이 세계를 구해낼 것인지. 슈퍼 히어로 영화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언제나 영화의 메인 아젠다는 ‘세상의 종말’ 그리고 구원이다. 다만, 이 종말이 어떻게 초래되었으며 (혹은 앞으로 초래될 것이며) 누가,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각 에피소드의 전제가 된다. 따라서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문명의 종말을 가져오는 복잡한 도식들, 예컨대 지구의 원자가…… 시간의 장력이…... 등등이 이해 불가하다면 안 되는 설정을 부여잡기보다 슈퍼 히어로가 이번엔 어떤 적에 맞서 어떻게 이겨 낼 것인지만 감상 포인트로 잡으면 된다.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은 특히 이런 면에서 비교적 이슈를 단순화 시키고 히어로의 활약을 배가한다. 이번 문명의 위기는 미친 과학자의 실험도 아니고, 절대악의 출현도 아니며 세계관을 조종할 수 있는 타임리퍼의 존재에서 비롯된다. 우리의 (입은 거칠지만) 착한 영웅, 데드풀은 본인의 숙원사업이었던 어벤져스에 합류를 포기하고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울버린을 찾아 나선다. 둘은 힘을 합쳐 이 세계도 구하고, 타임리퍼의 악용도 막아낼 것이다.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에서 분명 관객들을 즐겁게 했던 부분이자 (적어도 상영관 내에서의 반응은 그랬다) 수려하다고 평가할 만한 부분은 영화의 상호텍스트성 (intertextuality)이다. 영화는 디즈니의 폭스 인수를 포함해서 쉴 새 없이 영화 밖 현실을 언급하며 허구의 벽을 허문다. 이는 일반적으로는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장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언급과 풍자가 코미디와 패러디의 주체가 된다.
특히 영화 속에서 쉴 새 없이 언급되는 다른 영화들, 예를 들어 <매드 맥스>의 배경과 인물을 그대로 따온 디스토피아, ‘보이드’는 영화의 또 다른 폭소 포인트가 된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의 문턱과 영화의 문법을 한없이 낮춘 천박하지만 사랑스럽고, 과하지만 영리한 슈퍼 히어로 영화다. 이 세대에서 가장 사랑받는 반/영웅으로 남을 두 인물 (각각 다른 이유로) – 데드풀과 울버린의 ‘영적인 로맨스’를 목도할 수 있다는 것은 영화의 또 다른 선물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 [관련 칼럼] <퓨리오사> 떠받치는 3개의 신화와 신화를 녹여낸 클래식
데드풀 시리즈의 시그니쳐 – 전라도 스타일의 하드코어 욕을 넘어서는 데드풀의 문학적인(?) 욕설과 쉬지 않는 농담 – 은 물론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기대되는 지점은 역시 <로건>에서 장렬히 전사했던 울버린의 귀환이다. 이야기는 ‘히어로 커리어’를 은퇴한 후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는 웨이드의 일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여자친구, 카산드라와도 이별한 그는 외롭지만 그럼에도 그를 보살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평온한 인생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카산드라와 친구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하던 중, TVA (Time Variance Authorities, 시간관리국)의 요원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TVA의 관리인, 패러독스는 데드풀/웨이드 세계의 중심인물인 울버린이 죽었기 때문에 그의 세계는 곧 소멸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이에 데드풀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곧 없어질 세계를 버리고 TVA의 약속을 따라 다른 세계에서 어벤져스와 활약할 것인지, 다른 세계로 넘어가 울버린을 구해서 친구들이 살고있는 지금 이 세계를 구해낼 것인지. 슈퍼 히어로 영화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언제나 영화의 메인 아젠다는 ‘세상의 종말’ 그리고 구원이다. 다만, 이 종말이 어떻게 초래되었으며 (혹은 앞으로 초래될 것이며) 누가,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각 에피소드의 전제가 된다. 따라서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문명의 종말을 가져오는 복잡한 도식들, 예컨대 지구의 원자가…… 시간의 장력이…... 등등이 이해 불가하다면 안 되는 설정을 부여잡기보다 슈퍼 히어로가 이번엔 어떤 적에 맞서 어떻게 이겨 낼 것인지만 감상 포인트로 잡으면 된다.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은 특히 이런 면에서 비교적 이슈를 단순화 시키고 히어로의 활약을 배가한다. 이번 문명의 위기는 미친 과학자의 실험도 아니고, 절대악의 출현도 아니며 세계관을 조종할 수 있는 타임리퍼의 존재에서 비롯된다. 우리의 (입은 거칠지만) 착한 영웅, 데드풀은 본인의 숙원사업이었던 어벤져스에 합류를 포기하고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울버린을 찾아 나선다. 둘은 힘을 합쳐 이 세계도 구하고, 타임리퍼의 악용도 막아낼 것이다.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에서 분명 관객들을 즐겁게 했던 부분이자 (적어도 상영관 내에서의 반응은 그랬다) 수려하다고 평가할 만한 부분은 영화의 상호텍스트성 (intertextuality)이다. 영화는 디즈니의 폭스 인수를 포함해서 쉴 새 없이 영화 밖 현실을 언급하며 허구의 벽을 허문다. 이는 일반적으로는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장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언급과 풍자가 코미디와 패러디의 주체가 된다.
특히 영화 속에서 쉴 새 없이 언급되는 다른 영화들, 예를 들어 <매드 맥스>의 배경과 인물을 그대로 따온 디스토피아, ‘보이드’는 영화의 또 다른 폭소 포인트가 된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의 문턱과 영화의 문법을 한없이 낮춘 천박하지만 사랑스럽고, 과하지만 영리한 슈퍼 히어로 영화다. 이 세대에서 가장 사랑받는 반/영웅으로 남을 두 인물 (각각 다른 이유로) – 데드풀과 울버린의 ‘영적인 로맨스’를 목도할 수 있다는 것은 영화의 또 다른 선물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 [관련 칼럼] <퓨리오사> 떠받치는 3개의 신화와 신화를 녹여낸 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