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잔나비 "뚝심 있게 쉬운 음악과 투지 내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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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포트 루키에서 헤드라이너로 성장…"산울림 뒤잇는 음악가 됐으면"
"클래식한 작법·다이내믹 멜로디…옛 음악의 충격에 여전히 휩싸여 있다" "저희 나름대로 뚝심 있게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우리 음악이 들어갈 수 있도록요.
10주년을 맞아 '쉬운 음악'을 더욱 붙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최정훈)
그룹사운드 잔나비에게는 2024년 올여름이 유독 특별하다.
지난 2014년 '로켓트'로 데뷔한 이래 10년을 꽉 채운 올해, 두 멤버는 국내 간판 록 음악 축제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에서 8월 4일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초록을 거머쥔 우리는'·'외딴섬 로맨틱' 등 잔나비가 내놓은 히트곡이 몇 개인데, 헤드라이너로 설 수도 있지 않으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들은 10년 전인 2014년 이맘때, 펜타포트에서 신인 소개 프로그램 '슈퍼 루키'로 무대에 선 인연이 있다.
록 음악의 불모지와 같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끈질기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 루키에서 헤드라이너로 우뚝 선 것이다.
펜타포트와 뒤이어 있을 단독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잔나비 두 멤버를 최근 경기도 성남시 연습실에서 인터뷰했다.
최정훈(보컬)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고 지키려는 가치로 대표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의 노랫말에 나오는 '쉬운 마음', 그리고 '올드 패션드'(Old Fashioned)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팀의 핵심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친구들, 우리 음악을 모르는 그 누구에게라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기본적인 애티튜드"라며 "쉽고 친절한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키워드로 한 가사가 '쉬운 마음'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연 때마다 힘을 드리고 싶다"며 "'올드 패션드'한 가치가 삶의 정수고 곧 클래식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동생, 혹은 형님 앞 무대에서 땀 흘리고, 투지를 보여주고, 야망을 힘껏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도형(기타)은 "밴드를 하면서 저 무대(펜타포트 헤드라이너)에 언젠가는 설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꿈의 한 편을 이룬 느낌이라 감회가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정훈도 "어린 시절부터 록 장르의 팬으로서 '올해는 헤드라이너가 누굴까' 하고 기대하던 록 키즈였다"며 "그런데 우리가 그 무대에 서게 됐다니 꿈이 이뤄졌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긴장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10년 전 루키로 처음 펜타포트 무대에 섰을 때는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우리 음악에 귀를 기울여주고, 공연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어요.
헤드라이너로 서게 됐지만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죠. 아직도 저희 음악을 모르는 분들에게, 저희 음악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도형)
잔나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스텔지어(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음악, 한 번 더 곱씹게 하는 가사, 따뜻한 질감의 사운드로 정체성을 유지 중이다.
밴드 대신 예스러운 '그룹사운드'라는 명함도 고집스레 지키고 있다.
최정훈은 "어느 행사서 나이 드신 MC께서 '그룹사운드'라고 우리를 소개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보칼' 최정훈과 '전자키타' 김도형으로 소개 받았다.
마음에 들어서 이후 그룹사운드라고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재미 때문에 '그룹사운드'라고 했지만, 음악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멜로디를 강조하는 작법과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는 1960∼80년대 우리 대중음악을 선도한 그룹사운드 대선배들을 닮았다.
잔나비는 실제로 송골매와 산울림의 명곡도 커버한 바 있다.
최정훈은 "어릴 때 어머니께서 산울림을 엄청나게 좋아하셔서, 차에 타면 언제나 산울림 선배들의 노래가 나왔다"며 "내게 산울림은 동심의 노스텔지어 같은 느낌이다.
산울림과 김창완 선생님의 뒤를 잇는 음악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잔나비는 레트로 혹은 뉴트로 열풍이 불기 훨씬 이전인 데뷔 초창기부터 특유의 예스러운 음악 색깔을 지켜왔다.
최정훈은 "우리는 사고 자체가 과거 지향적이다.
어렸을 때 음악을 처음 시작하며 받은 충격에 여전히 휩싸여 있다"며 "우리가 감동하고 가슴 뛰는 음악은 옛날 작법에 의존한 다이내믹한 멜로디다.
그 기조의 음악을 만들다 보니 당연히 클래식한 작법을 인식하고 쓰게 됐다"고 말했다.
두 멤버 모두 1992년생 32세로 뉴트로 문화를 신기하게 받아들이는 10∼20대보다는 위지만, 또 그룹사운드 음악을 실제로 향유한 40∼50대보다는 아래라는 점이 재미있다.
최정훈은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느낄 수는 있지 않겠느냐. 몽골몽골한 노스텔지어라는 단어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잔나비는 새 앨범도 준비 중이기는 하지만, 나올 시기를 정해두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들의 말을 빌리면 "갑작스레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란다.
최정훈은 "사운드 측면에서 우리 나름의 연구 중"이라며 "옛 악기인 빈티지 신시사이저를 구매해서 요즘 방식으로 잘라서 붙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옛 작품을 찢어서 콜라주를 만드는 것처럼 사운드를 만들어보고 있다.
요즘 음악 같으면서도 묘하게 옛날 음악 느낌이 난다더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펜타포트 헤드라이너 무대뿐만이 아니라 8월 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단독 콘서트의 막도 올린다.
잠실실내체육관은 수용 관객 1만명대 KSPO돔(체조경기장) 입성 전 마지막 관문처럼 여겨지는 곳으로, 내로라하는 K팝 아이돌 스타도 콘서트를 연 공연장이다.
잔나비의 단독 콘서트는 전 회차가 매진됐다.
최정훈은 "한국에서 싸이 형님만큼 큰 규모의 공연을 하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며 "우리가 이렇게 공연을 멋있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그런 공연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포부를 소개했다.
잔나비는 이번 단독 콘서트에서 '무비 스타 라이징'(MOVIE STAR RISING)을 부제로 삼아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을 풀어낼 계획이다.
영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들에게 10주년 소감을 영화에 빗대 달라고 부탁했더니 할리우드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정훈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장 캐릭터처럼 어설프고 별 볼 일 없는 우리들도 뭉쳤을 때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의 10년 동안에도 우리끼리 재미있어하는 것을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리 (밴드) 장르에도 바람이 부나 싶은 요즘입니다.
바람이 더욱 세게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끼리만 좋은 음악이 아니라, 확장성 있게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 (최정훈)
/연합뉴스
"클래식한 작법·다이내믹 멜로디…옛 음악의 충격에 여전히 휩싸여 있다" "저희 나름대로 뚝심 있게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우리 음악이 들어갈 수 있도록요.
10주년을 맞아 '쉬운 음악'을 더욱 붙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최정훈)
그룹사운드 잔나비에게는 2024년 올여름이 유독 특별하다.
지난 2014년 '로켓트'로 데뷔한 이래 10년을 꽉 채운 올해, 두 멤버는 국내 간판 록 음악 축제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에서 8월 4일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초록을 거머쥔 우리는'·'외딴섬 로맨틱' 등 잔나비가 내놓은 히트곡이 몇 개인데, 헤드라이너로 설 수도 있지 않으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들은 10년 전인 2014년 이맘때, 펜타포트에서 신인 소개 프로그램 '슈퍼 루키'로 무대에 선 인연이 있다.
록 음악의 불모지와 같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끈질기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 루키에서 헤드라이너로 우뚝 선 것이다.
펜타포트와 뒤이어 있을 단독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잔나비 두 멤버를 최근 경기도 성남시 연습실에서 인터뷰했다.
최정훈(보컬)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고 지키려는 가치로 대표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의 노랫말에 나오는 '쉬운 마음', 그리고 '올드 패션드'(Old Fashioned)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팀의 핵심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친구들, 우리 음악을 모르는 그 누구에게라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기본적인 애티튜드"라며 "쉽고 친절한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키워드로 한 가사가 '쉬운 마음'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연 때마다 힘을 드리고 싶다"며 "'올드 패션드'한 가치가 삶의 정수고 곧 클래식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동생, 혹은 형님 앞 무대에서 땀 흘리고, 투지를 보여주고, 야망을 힘껏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도형(기타)은 "밴드를 하면서 저 무대(펜타포트 헤드라이너)에 언젠가는 설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꿈의 한 편을 이룬 느낌이라 감회가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정훈도 "어린 시절부터 록 장르의 팬으로서 '올해는 헤드라이너가 누굴까' 하고 기대하던 록 키즈였다"며 "그런데 우리가 그 무대에 서게 됐다니 꿈이 이뤄졌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긴장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10년 전 루키로 처음 펜타포트 무대에 섰을 때는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우리 음악에 귀를 기울여주고, 공연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어요.
헤드라이너로 서게 됐지만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죠. 아직도 저희 음악을 모르는 분들에게, 저희 음악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도형)
잔나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스텔지어(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음악, 한 번 더 곱씹게 하는 가사, 따뜻한 질감의 사운드로 정체성을 유지 중이다.
밴드 대신 예스러운 '그룹사운드'라는 명함도 고집스레 지키고 있다.
최정훈은 "어느 행사서 나이 드신 MC께서 '그룹사운드'라고 우리를 소개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보칼' 최정훈과 '전자키타' 김도형으로 소개 받았다.
마음에 들어서 이후 그룹사운드라고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재미 때문에 '그룹사운드'라고 했지만, 음악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멜로디를 강조하는 작법과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는 1960∼80년대 우리 대중음악을 선도한 그룹사운드 대선배들을 닮았다.
잔나비는 실제로 송골매와 산울림의 명곡도 커버한 바 있다.
최정훈은 "어릴 때 어머니께서 산울림을 엄청나게 좋아하셔서, 차에 타면 언제나 산울림 선배들의 노래가 나왔다"며 "내게 산울림은 동심의 노스텔지어 같은 느낌이다.
산울림과 김창완 선생님의 뒤를 잇는 음악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잔나비는 레트로 혹은 뉴트로 열풍이 불기 훨씬 이전인 데뷔 초창기부터 특유의 예스러운 음악 색깔을 지켜왔다.
최정훈은 "우리는 사고 자체가 과거 지향적이다.
어렸을 때 음악을 처음 시작하며 받은 충격에 여전히 휩싸여 있다"며 "우리가 감동하고 가슴 뛰는 음악은 옛날 작법에 의존한 다이내믹한 멜로디다.
그 기조의 음악을 만들다 보니 당연히 클래식한 작법을 인식하고 쓰게 됐다"고 말했다.
두 멤버 모두 1992년생 32세로 뉴트로 문화를 신기하게 받아들이는 10∼20대보다는 위지만, 또 그룹사운드 음악을 실제로 향유한 40∼50대보다는 아래라는 점이 재미있다.
최정훈은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느낄 수는 있지 않겠느냐. 몽골몽골한 노스텔지어라는 단어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잔나비는 새 앨범도 준비 중이기는 하지만, 나올 시기를 정해두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들의 말을 빌리면 "갑작스레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란다.
최정훈은 "사운드 측면에서 우리 나름의 연구 중"이라며 "옛 악기인 빈티지 신시사이저를 구매해서 요즘 방식으로 잘라서 붙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옛 작품을 찢어서 콜라주를 만드는 것처럼 사운드를 만들어보고 있다.
요즘 음악 같으면서도 묘하게 옛날 음악 느낌이 난다더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펜타포트 헤드라이너 무대뿐만이 아니라 8월 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단독 콘서트의 막도 올린다.
잠실실내체육관은 수용 관객 1만명대 KSPO돔(체조경기장) 입성 전 마지막 관문처럼 여겨지는 곳으로, 내로라하는 K팝 아이돌 스타도 콘서트를 연 공연장이다.
잔나비의 단독 콘서트는 전 회차가 매진됐다.
최정훈은 "한국에서 싸이 형님만큼 큰 규모의 공연을 하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며 "우리가 이렇게 공연을 멋있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그런 공연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포부를 소개했다.
잔나비는 이번 단독 콘서트에서 '무비 스타 라이징'(MOVIE STAR RISING)을 부제로 삼아 영화 같은 스토리텔링을 풀어낼 계획이다.
영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들에게 10주년 소감을 영화에 빗대 달라고 부탁했더니 할리우드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정훈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장 캐릭터처럼 어설프고 별 볼 일 없는 우리들도 뭉쳤을 때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의 10년 동안에도 우리끼리 재미있어하는 것을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리 (밴드) 장르에도 바람이 부나 싶은 요즘입니다.
바람이 더욱 세게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끼리만 좋은 음악이 아니라, 확장성 있게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 (최정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