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모데카를로는 왜 이 남자를 '픽'했나, 고갱을 어떻게 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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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데카를로 서울 스튜디오, 中 작가 루 송 개인전
미술 전시가 열릴 때, 가끔 갤러리나 미술관의 이름값과 내세운 작가의 유명세가 불일치할 때가 있다. 전시장 간판은 익숙하지만, 작가가 누군지 잘 몰라 관람을 망설이게 만드는 것. 이럴 땐 한 번쯤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갤러리스트와 큐레이터를 홀린 번뜩이는 작가의 무언가를 발견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서울 신사동 마시모데카를로 서울 스튜디오가 진행 중인 개인전 ‘Oviri 1894’가 바로 이런 경우다. 중국 작가 루 송(Lu Song·42)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어지간한 국내 미술 애호가들도 잘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다. 홍콩 K11 예술 재단, 독일 뒤셀도르프 브로너·필라라 컬렉션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지만 회화 작가인지, 회화를 다룬다면 구상과 추상 중 무얼 그리는지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프리즈 서울을 앞두고 마시모데카를로가 낯선 그림을 걸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 세계적으로 60여 명의 ‘전속 작가 군단’을 거느린 마시모데카를로는 마시모 데 카를로(65)가 설립한 갤러리다. 1987년 밀라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갤러리를 연 데 카를로는 ‘갤러리스트들의 갤러리스트’로 꼽힐 정도로 전 세계 화랑가의 유명 인사다.
▶▶[관련 기사] 카텔란이 벽에 매단 '그 남자'…한국 미술시장에 떴다
지난해 리움미술관에서 대대적인 개인전을 열어 25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은 ‘미술계의 악동’이자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바로 데 카를로 사단의 일원이다. 알리기에로 보에티, 루돌프 스팅겔, 카스텐 휠러 같은 저명한 작가들의 전시도 선보여 왔다. 그렇다면 마시모데카를로는 루 송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봤을까. 루 송의 작업은 다면성을 지닌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에게서 태어난 조각에 평면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그가 2022년부터 몰두하고 있는 ‘오비리(Oviri)’ 연작은 고갱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다. 타히티어로 ‘야생’ 또는 ‘야만적’이라는 뜻을 담은 오비리는 원시 자연을 예찬하며 문명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고갱이 빚은 여신상이다. 마티스, 피카소 같은 거장들에게 영감을 줬던 고갱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루 송은 기하학적 형태와 거칠고 이국적인 색상을 통해 고갱의 원초적 특색을 재해석했다. ‘Oviri 2’의 경우 추상화를 그리던 루 송의 화법에 구상이 스며든다는 점에서도 재밌다.
마시모데카를로 관계자는 “루 송의 작품은 처음엔 거칠고 제멋대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깊은 감정이 담겨있다”면서 “그의 작품을 해독하고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며 사람과 사물의 다면적인 본질을 재고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8월 24일까지. 관람하려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유승목 기자
서울 신사동 마시모데카를로 서울 스튜디오가 진행 중인 개인전 ‘Oviri 1894’가 바로 이런 경우다. 중국 작가 루 송(Lu Song·42)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어지간한 국내 미술 애호가들도 잘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다. 홍콩 K11 예술 재단, 독일 뒤셀도르프 브로너·필라라 컬렉션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지만 회화 작가인지, 회화를 다룬다면 구상과 추상 중 무얼 그리는지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프리즈 서울을 앞두고 마시모데카를로가 낯선 그림을 걸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 세계적으로 60여 명의 ‘전속 작가 군단’을 거느린 마시모데카를로는 마시모 데 카를로(65)가 설립한 갤러리다. 1987년 밀라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갤러리를 연 데 카를로는 ‘갤러리스트들의 갤러리스트’로 꼽힐 정도로 전 세계 화랑가의 유명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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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움미술관에서 대대적인 개인전을 열어 25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은 ‘미술계의 악동’이자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바로 데 카를로 사단의 일원이다. 알리기에로 보에티, 루돌프 스팅겔, 카스텐 휠러 같은 저명한 작가들의 전시도 선보여 왔다. 그렇다면 마시모데카를로는 루 송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봤을까. 루 송의 작업은 다면성을 지닌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에게서 태어난 조각에 평면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그가 2022년부터 몰두하고 있는 ‘오비리(Oviri)’ 연작은 고갱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다. 타히티어로 ‘야생’ 또는 ‘야만적’이라는 뜻을 담은 오비리는 원시 자연을 예찬하며 문명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고갱이 빚은 여신상이다. 마티스, 피카소 같은 거장들에게 영감을 줬던 고갱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루 송은 기하학적 형태와 거칠고 이국적인 색상을 통해 고갱의 원초적 특색을 재해석했다. ‘Oviri 2’의 경우 추상화를 그리던 루 송의 화법에 구상이 스며든다는 점에서도 재밌다.
마시모데카를로 관계자는 “루 송의 작품은 처음엔 거칠고 제멋대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깊은 감정이 담겨있다”면서 “그의 작품을 해독하고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며 사람과 사물의 다면적인 본질을 재고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8월 24일까지. 관람하려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