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8월 5일 변경사항 생길 가능성…그 전에 교섭 끝낼 것"
파업 장기화 따른 임금 손실도 부담
'끝장교섭' 제안 삼성전자 노조…8월 대표교섭지위 상실 가능성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오는 29일부터 사흘에 걸친 '끝장 교섭'을 요구한 것은 '대표교섭 지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전삼노가 입장 선회로도 비칠 수 있는 '끝장 교섭' 카드를 사측에 먼저 꺼내 든 것은 전삼노의 대표교섭권과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해 1년이 되는 오는 8월 4일까지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보장받는다.

노동조합법에 따라 대표교섭 노조가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어느 노조든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즉 8월 5일부터는 삼성전자 5개 노조 중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개별 교섭이 진행되거나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전삼노는 더 이상 대표교섭 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파업을 유지할 수 없다.

5개 노조 모두 뜻을 모은다면 전삼노가 대표교섭 노조로서 시작한 파업은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8월 들어 전삼노의 대표교섭 지위가 흔들리면서 노조 내부에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삼노 집행부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8월 5일 변경사항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그 기간 안에 (교섭을)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장교섭' 제안 삼성전자 노조…8월 대표교섭지위 상실 가능성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손실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난 8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무임금 무노동' 원칙에 따라 대리급은 최대 360만원, 과장급은 최대 450만원(주휴수당 포함)의 임금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전삼노는 파업 타결금을 통해 일부 임금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고 독려하지만, 타결금 지급은 불투명한 상태다.

사측이 이전 협상에서 '여가포인트 50만원 지급'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노조의 기대에는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파업 여파로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된 데다 대체 인력을 투입한 만큼 현재로서는 눈에 띄는 생산 차질은 없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삼노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반도체 생산공정(TAT)이 대략 3주로, 파업 3주가 지나면 파업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오는 29일 사측이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더 이상 교섭하지 않고 대화를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