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구감소지역 규제특례' 확대…배정 학구 달라도 '원하는 학교' 진학 가능
'수백개 폐교' 지자체 무상양여로 개발 활성화…임업용 산지에 주택건축 허용도
도시 학생 '학교 선택권' 확대해 농촌 유학길 넓힌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 확대를 위해 도시 학생의 농촌 유학을 활성화한다.

전국에 산재한 수백 개 폐교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무상 양여해 개발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18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6개 규제 특례를 담은 '인구감소지역 규제 특례 확대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현행 도시지역 학생이 농산어촌으로 유학하는 경우 거주 학구 내 학교에만 배정됐다.

인근 면(面) 지역의 친척 집에 살며 교육 프로그램이 잘 돼 있는 다른 면의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학교 배정을 해주지 않았던 탓에 농촌 유학 자체를 포기하는 원인이 됐던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농촌 유학 학교 지정과 학구(學區) 조정의 유연성 등 관련 근거를 마련하고, 세부 사항은 각 지자체 조례에 담아 도시 학생이 농촌 유학을 하는데 선택권을 넓히기로 했다.

지자체가 지방소멸 대응 사업을 위해 관할 내 미활용 폐교 사용을 희망할 경우 교육청이 무상양여할 수 있도록 해 인구감소지역 내 투자·개발을 촉진한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미활용 폐교는 367곳이다.

이중 인구감소지역 내 폐교가 243곳으로, 전체 66.2%를 차지한다.

이런 탓에 흉물로 변해가는 폐교 개발을 위해서는 기존의 대여방식에서 무상양여로 바꿔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임철언 행안부 균형발전지원국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그간 소유권이 (교육청에서 지자체로) 넘어가지 않고 대여 형태로 했는데. 소유권이 넘어가면 자치단체가 좀 더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도권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거주 목적으로 이주할 경우 농림어업인이 아니더라도 임업용 산지에 주택 건축을 허용한다.

기존 임업용 산지에는 농림어업인 등만 660㎡ 미만 주택 신축이 가능했다.

도시 학생 '학교 선택권' 확대해 농촌 유학길 넓힌다
다만, 주택 신축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산지전용허가 등 안전 관련 규정은 현재와 동일하게 엄격히 적용된다.

소규모 빈집 철거 때에 밟아야 하는 건축물 해제 절차도 간소화된다.

농어촌 빈집 대부분이 규모가 작고 단층임에도 철거 때면 건물 규모와 상관없이 건축물해제계획서에 건축사 등의 검토를 받아 지자체에 신고해야 해 수십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정부는 소규모 건축물에 한해 건축사 등의 검토 과정을 생략하는 대신 허가권자인 지자체가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직접 검토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불필요한 철거 비용을 줄여가기로 했다.

인구감소지역 내 지방소멸대응사업과 관련된 시설을 건축할 경우 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 1.2배 완화한다.

이는 인구감소지역에서 소멸대응기금으로 종합의료시설이나 체육시설 등 소멸대응사업을 추진할 때 건폐율·용적률 특례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국가 어항구역 내 민간투자 규제도 해소한다.

현행 어항구역 내 설치할 수 있는 수익시설은 지역주민 편의시설과 수산업 관련 시설이다.

이번 규제 특례로 지역주민의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는 매점과 일반음식점, 제과점, 쇼핑센터 등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축산물 구매에 애로가 있는 취약지역에서 포장육 이동판매가 가능해진다.

그간 차량을 이용한 이동형 장터는 포장육 판매가 제한됐다.

앞으로 식품 소매 점포 운영자는 냉장·냉동시설이 설치된 차량을 이용해 다른 식품과 함께 포장육 판매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는 '중위소득 100% 이하'의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입소가 가능하게 하고, 인구감소지역 내 '작은 도서관' 설치 기준도 보유 도서 1천권 이상에서 절반 이상으로 줄이기로 했다.

인구감소지역 내 아이돌보미 교통비 지원, 휴양콘도미니엄 객실 기준 최소 20실 이상으로 완화, 공유재산 및 물품 사용료·대부료, 산업단지 임대료 감면범위 확대 등도 규제 특례에 담아 시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