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원료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비용도 절감"
에어컨 냉매, 산업폐기물 '진흙' 촉매로 99% 분해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신근 박사 연구팀이 산업폐기물인 '붉은 진흙'(이하 레드머드)을 촉매로 만들어 에어컨 냉매를 99% 효율로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레드머드는 보크사이트라는 광물에서 산화 알루미늄을 회수하고 남은 산업 부산물이다.

알루미늄 1t 당 1∼1.5t의 레드머드가 발생하는데, 대부분 땅이나 호수에 매립해 처리하지만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토양·수질 오염 문제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냉매 'HFC-134a'를 분해하는 촉매인 철과 알루미늄이 레드머드에 함유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 레드머드를 활용해 냉매 분해 촉매를 개발했다.

에어컨, 냉장장치에 사용되는 HFC-134a는 이산화탄소의 1천300배에 달하는 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다.

주로 연소시키거나 고온의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상태)로 처리하고 있으나 연소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등 2차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플라스마를 이용한 고온 분해는 에너지와 설비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레드머드의 넓은 표면적과 다공성 구조를 이용, 간단한 열처리 과정을 거쳐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냉매 촉매를 개발했다.

개발한 촉매는 100시간 동안 99% 이상의 높은 분해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한 건조와 분쇄 공정을 통해 시간당 1㎏을 생산할 수 있어 대량 생산도 쉽다.

특히 산업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원료에 투입되는 비용이 없고 폐기물 처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신근 박사는 "강한 알칼리성을 띠는 레드머드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으나 처리·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레드머드를 활용해 저온에서도 안정적이며 오염물질 발생이 적은 냉매 촉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