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전 총리도 "바이든 사퇴해야…트럼프 '오픈 골' 찬스"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이탈리아 전 총리도 가세했다.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바이든은 큰 영향을 끼친, 많은 일을 한 미국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동시에 그가 그만두지 않는다면 트럼프에게 가장 큰 선물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대선 판세가 돌아가고 있다며 축구로 비유하면 바이든을 상대로 트럼프가 "오픈 골(open goal)" 찬스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는 다른 후보와 함께 대선 캠페인을 구축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며 "만약 그들이 조(바이든)와 함께 간다면 패배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렌치 전 총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제 이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

그리고 유일한 방법은 말(horse)을 바꾸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49세인 렌치 전 총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도 좌파 정부를 이끌었다.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했던 시기로, 바이든은 당시 부통령직을 수행했다.

또 한 명의 중도 좌파 성향 이탈리아 전 총리이자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인 로마노 프로디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프로디 전 총리는 "바이든이 후보에서 물러나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바이든 자신뿐이지만 토론을 보고서 매우, 매우 걱정스럽다"며 "미국인들 사이에서 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나도 그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프로디는 바이든보다 세 살 많은 84세로 현역 정치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다.

이탈리아 중도 좌파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엔리코 레타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또다시 대통령직에 오르는 '치명적 위험'을 막기 위해 바이든이 "더 젊은 사람에게 바통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