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투구판정시스템 현장 관리 매니저 이대현 씨
"많은 인력이 공정한 프로야구 만들기 위해 노력 중"
야구가 좋아서 156㎞ 걸었던 꼬마 팬, 로봇심판 관리자 됐다
2015년 8월 1일. 경기도 용인 백현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대현 군은 경기도 용인 자택부터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까지 총 156㎞를 걸어서 이동했다.

당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열렬히 응원했던 야구팬 이대현 군은 "한화를 응원하면서 나 자신의 도전 정신을 고취하고자 무작정 야구장까지 걸어갔다"고 말했다.

이 군은 찜질방 등에서 취식하면서 5박6일 동안 이동해 대전에 도착했다.

이 이야기는 한화 구단이 당시 프로야구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알리면서 화제가 됐다.

그로부터 9년 뒤, 성인이 된 이대현 씨는 프로야구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사업본부 매니저(현장 관리자)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이 씨는 올해 초 제대한 뒤 ABS 운영사인 스포츠투아이의 채용 공고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대현 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프로야구를 매우 좋아했다"며 "중학생 때 야구장을 향해 쉼 없이 걸었던 경험이 야구 산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고, 최근 그 꿈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ABS는 (한미일 프로야구 1군 리그 중) KBO리그에서 처음 도입한 역사적인 시스템"이라며 "고도화된 해당 시스템 운영에 기여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휴학생 신분인 이 씨는 매일 오전 야구장에 출근해 ABS와 더그아웃 태블릿 기기 등을 점검한다.

경기 중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마다 시스템의 전달 과정을 체크하며 오류를 예방한다.

하루살이 등 곤충과 이물질로 인한 추적 오류를 막는 것도 이씨의 역할이다.

경기 후엔 보고서를 작성해 개선점을 전달한다.

이대현 씨는 "프로야구 현장엔 KBO리그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인력이 음지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흘린 땀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투아이는 올해 ABS 도입으로 관련 담당자를 신규 채용했다.

전국 5개 구장에선 경기 당 2∼3명의 ABS 사업본부 매니저들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