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d Hydrogen-하(下)
석유·석탄을 대체할 미래 연료로 주목받아온 수소를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발전단가가 높은 데다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이 더디자 수소에 실망하는 분석들이다. 수소경제에 거품(hype)이 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수소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는 인류가 꼭 활용해야 할 연료다. 친환경 전기의 저장 매개체이자 산업계 탈탄소화를 돕는 꿈의 자원이란 점에서다. 현재 기술력으로 충분히 단가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수소의 가능성 자체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크다.
수소 경제로의 진행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징후도 확인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친환경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의 수소 프로젝트는 2026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산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존 그레이수소(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수소)의 42%를 그린수소(친환경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수소)로 대체해야 한다는 신재생에너지 지침을 지난해 상반기 통과시켰다. 보조금(당근) 외에 채찍도 꺼내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소의 역할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요나탄 바르트 독일 에너지독립위원회 대변인은 “수소가 만능열쇠가 되길 바라다보면 지금 당장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정작 탈탄소를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소 자원을 적절한 곳부터 분배해야 확실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작년 10월 가동을 시작한 독일 라이프치히 발전소는 '조금 특별한' 가스 화력 발전소다. 이곳엔 천연가스를 연소하다가 강판과 플라스틱 케이스 등에 약간의 조정만으로 100% 수소 가스를 연소할 수 있는 2개의 지멘스 에너지 터빈이 설치돼 있다. 이 프로젝트 운영사인 라이프치히 슈타트베르케는 "2026년까지 전 세계 처음으로 상업용 대규모 수소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수소가 청정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기 위해선 운송 경로를 최대한 단축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생산지와 긴밀하게 연계된 사용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나친 장밋빛 전망은 수소 프로젝트의 옥석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 수소경제 도래를 늦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소 활용 효과를 극대화하는 사용처를 찾는 역량이 ‘수소경제 2.0’ 시대를 좌우할 것이라는 의미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