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권유로 대사관 제발로 걸어와…경찰 10곳·검찰 1곳 수배
경찰, 구속해 송치…아내 붙잡히고 조직원들도 이미 재판서 유죄
'더는 못해' 해외도피 끝낸 보이스피싱 총책…9년만에 자수
경찰서 10곳과 검찰청 1곳 등 총 11개 수사기관에서 동시 수배된 채 10년 가까이 해외도피 생활을 해오던 50대가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인출 총책으로 활동한 혐의로 다수의 수사기관에서 수배된 A(50)씨가 수배 9년 만에 자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 등지에서 저신용자를 상대로 대출해준다거나 고철을 싸게 넘긴다는 등의 명목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던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총책으로 활동했다.

중랑경찰서에만 2014년 1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모두 42명에게 5억1천300만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2015년 5월 수배됐다.

이 밖에도 다수의 범행으로 9개 경찰서와 1개 검찰청에서 추가로 수배된 상태였다.

A씨는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내려지고 2015년 7월 여권 효력이 상실됐는데도 필리핀에 거주하다가 2017년 말레이시아로 밀입국하는 등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어머니의 권유로 지난달 28일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에 자수해 결국 긴 도피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남편의 범행에 동참한 아내 B(47)씨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2015년 10월 필리핀 현지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후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돼 실형을 복역한 뒤 출소했다.

또한 2015년 A씨를 수배할 당시 검거된 하부 인출책 45명도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경찰은 지난 16일 A씨를 구속하고 20일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