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선별적 개 사랑…"19세기 뉴욕, 떠돌이 개 산채로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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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발달에 따른 동물의 수난 조명한 '벌거벗은 동물사'
공장식 사육의 폐해 고발하고 대안 모색…'돼지 복지' 19세기 말 런던·파리·뉴욕 시민의 머릿속에서 개는 '애완견'과 '배회견'이라는 상반된 두 부류로 나뉘었다.
집 안에서 함께 지내는 애완견은 깨끗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고 주인 없이 거리를 헤매는 개는 더럽고 공격적이며 질병을 옮기는 존재로 간주됐다.
도시인들은 배회견을 쫓아내거나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1811년 여름 미국 뉴욕시 경찰은 2천610마리의 배회견을 죽였다.
파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방법을 쓰기도 했다.
예를 들어 뉴욕의 한 구금소는 개들을 넣은 케이지를 강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살처분하기도 했다.
이종식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신간 '벌거벗은 동물사'(동아시아)에서 비인간 동물에 대한 인간의 가해와 그 배경을 파고든다.
책에 따르면 배회견에 대한 혐오감은 부분적으로는 광견병 공포에서 비롯됐다.
광견병 백신은 1885년에 개발됐고 19세기까지 광견병에 걸린 생명체는 거의 예외 없이 사망했다.
게다가 육종 전문가들은 순종 강아지들의 상품 가치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배회견에 악마와 같은 이미지를 덧씌웠다.
18∼19세기 애완견은 견주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었다.
어떤 귀족은 잉글리시 토이 스패니얼이라는 견종을 '짝퉁'으로 폄하하고 자신이 중세의 원형을 간직한 '진짜' 스패니얼을 키운다고 은근히 과시했다.
도그쇼는 '명품 개'를 인증하는 방편이었다.
우유 소비가 늘면서 젖소도 수난을 겪었다.
19세기 유업자들은 먹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양조장에서 배출되는 알코올성 폐기물인 담금액을 젖소에게 억지로 먹였다.
도심 외양간은 1m도 안 되는 협소한 공간이었고 근육이 약해진 젖소는 자기 배설물 위로 자빠졌다.
업자들은 도르래를 설치해 젖소를 묶어 허공에 띄운 뒤 우유를 짜냈다.
책은 문명 발달이 말, 쥐, 낙타, 물개, 사자, 당나귀, 닭 등 여러 동물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간이 동물을 선택적으로 사랑하거나 혐오했고, 살리거나 죽였다는 점을 일깨운다.
저자는 '동물을 사랑하라'는 당위를 말하기 전에 '동물'이라는 일반 명사에 담긴 다양성에 눈 뜨라고 권한다.
"어쩌면 우리는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비인간 동물 전체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공산이 상당히 큽니다.
(중략) 반려동물 외에 산업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의 생애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 윤진현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신간 '돼지 복지'(한겨레출판사)에서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지적하고 동물복지를 향상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책은 임신한 어미 돼지들이 몸에 꼭 맞는 철제 케이지 안에 갇혀 울부짖고, 분뇨로 뒤범벅이 된 채 생활하는 공장식 사육 현장의 모습을 고발한다.
또 호기심 많은 어미 돼지가 마치 반려동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인간의 손길을 즐기거나 낯선 사람에게도 미소 지으며 다가서는 동물 복지형 농장의 대조적인 모습을 소개하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 맺음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자나 제도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의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한다.
농가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60% 정도는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예상되는 어려움을 물었더니 초기 비용 부담(75.3%), 수익률 우려(49.4%), 사양 관리의 어려움(48.1%), 판매처 확보 어려움(32.1%) 등의 반응을 보였다.
책은 동물복지 농장이 적은 것은 양돈 농가가 무관심하기 때문이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 벌거벗은 동물사. 188쪽.
▲ 돼지 복지. 328쪽.
/연합뉴스
공장식 사육의 폐해 고발하고 대안 모색…'돼지 복지' 19세기 말 런던·파리·뉴욕 시민의 머릿속에서 개는 '애완견'과 '배회견'이라는 상반된 두 부류로 나뉘었다.
집 안에서 함께 지내는 애완견은 깨끗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고 주인 없이 거리를 헤매는 개는 더럽고 공격적이며 질병을 옮기는 존재로 간주됐다.
도시인들은 배회견을 쫓아내거나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1811년 여름 미국 뉴욕시 경찰은 2천610마리의 배회견을 죽였다.
파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방법을 쓰기도 했다.
예를 들어 뉴욕의 한 구금소는 개들을 넣은 케이지를 강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살처분하기도 했다.
이종식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신간 '벌거벗은 동물사'(동아시아)에서 비인간 동물에 대한 인간의 가해와 그 배경을 파고든다.
책에 따르면 배회견에 대한 혐오감은 부분적으로는 광견병 공포에서 비롯됐다.
광견병 백신은 1885년에 개발됐고 19세기까지 광견병에 걸린 생명체는 거의 예외 없이 사망했다.
게다가 육종 전문가들은 순종 강아지들의 상품 가치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배회견에 악마와 같은 이미지를 덧씌웠다.
18∼19세기 애완견은 견주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었다.
어떤 귀족은 잉글리시 토이 스패니얼이라는 견종을 '짝퉁'으로 폄하하고 자신이 중세의 원형을 간직한 '진짜' 스패니얼을 키운다고 은근히 과시했다.
도그쇼는 '명품 개'를 인증하는 방편이었다.
우유 소비가 늘면서 젖소도 수난을 겪었다.
19세기 유업자들은 먹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양조장에서 배출되는 알코올성 폐기물인 담금액을 젖소에게 억지로 먹였다.
도심 외양간은 1m도 안 되는 협소한 공간이었고 근육이 약해진 젖소는 자기 배설물 위로 자빠졌다.
업자들은 도르래를 설치해 젖소를 묶어 허공에 띄운 뒤 우유를 짜냈다.
책은 문명 발달이 말, 쥐, 낙타, 물개, 사자, 당나귀, 닭 등 여러 동물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간이 동물을 선택적으로 사랑하거나 혐오했고, 살리거나 죽였다는 점을 일깨운다.
저자는 '동물을 사랑하라'는 당위를 말하기 전에 '동물'이라는 일반 명사에 담긴 다양성에 눈 뜨라고 권한다.
"어쩌면 우리는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비인간 동물 전체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공산이 상당히 큽니다.
(중략) 반려동물 외에 산업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의 생애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 윤진현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신간 '돼지 복지'(한겨레출판사)에서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지적하고 동물복지를 향상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책은 임신한 어미 돼지들이 몸에 꼭 맞는 철제 케이지 안에 갇혀 울부짖고, 분뇨로 뒤범벅이 된 채 생활하는 공장식 사육 현장의 모습을 고발한다.
또 호기심 많은 어미 돼지가 마치 반려동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인간의 손길을 즐기거나 낯선 사람에게도 미소 지으며 다가서는 동물 복지형 농장의 대조적인 모습을 소개하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 맺음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자나 제도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의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한다.
농가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60% 정도는 동물복지 농장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예상되는 어려움을 물었더니 초기 비용 부담(75.3%), 수익률 우려(49.4%), 사양 관리의 어려움(48.1%), 판매처 확보 어려움(32.1%) 등의 반응을 보였다.
책은 동물복지 농장이 적은 것은 양돈 농가가 무관심하기 때문이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 벌거벗은 동물사. 188쪽.
▲ 돼지 복지. 328쪽.
/연합뉴스